대구 약령시 한방문화축제 ‘시들’

입력 2011-05-03 20:51


“얼마나 더 장사를 할 수 있을까….”대구 대표 축제인 약령시 한방문화축제가 시작된 3일 오전 11시쯤 대구 남성로 약전골목. 진한 한약냄새가 밴 골목 가운데로 천막 모양의 부스 70여개가 중앙파출소와 약령서문 사이 600m 길이 골목에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본격적인 축제는 오후부터였지만 축제장 분위기는 일찍부터 달아올랐다. 어르신들은 행사장에서 파는 1000원짜리 인삼차와 2000원짜리 인삼튀김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고 단체로 현장학습을 온 어린이집 아이들은 처음 보는 신기한 약재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축제를 바라보는 상인들은 마냥 즐거워할 수 없었다. 약전골목 바로 옆에 들어선 백화점 때문에 350여년의 역사를 가진 약령시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미 백화점 건물이 들어서면서 백화점 부지(1만3096㎡)에 있던 한약 관련 업소 40여곳이 문을 닫았다. 또 백화점 때문에 주변 건물 임대료가 인상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가게를 임대해 장사를 하는 상인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글· 사진 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