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파도치는 영성
입력 2011-05-03 17:51
죄의 거미줄서 벗어나려면…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가다가 거미줄에 걸리면 거미가 쏜살같이 달려온다. 만일 거미가 와서 잡아먹기 전에 즉시 누군가 와서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를 떼어내 준다면 살 수 있지만, 거미가 쫓아와서 먹어버리면 죽는다. 잠자리가 아무리 “이놈의 거미줄 때문에!”라고 원망하고 탓을 해도 소용없다. 거미줄을 못 보고 걸린 잠자리의 잘못이다.
우리도 살면서 죄의 거미줄에 걸리면 안 된다. 혹시 걸렸다면 나를 죽이려고 죄의 거미줄을 쳐 놓고 기다리던 악한 자가 해하기 전에 거기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런데 내 힘으로는 죄의 거미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성령의 도움으로 나와야 한다. 정신을 차리고 ‘나는 죽는구나. 나는 이러다 죽는구나.’ 즉시 깨닫고 성령의 힘으로 나올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마귀는 우리에게 적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어떻게든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어떻게 하면 우리를 죄짓게 해서 하나님에게서 끊어 놓을까를 궁리한다. 어떻게 하면 육신이 원하는 대로 편안하게 살게 해서 영적 생활을 못하게 할까, 어떻게 하면 생각을 이용해서 오해하고 시험에 들게 만들까, 어떻게 하면 심판대 앞에 갔을 때 심판받게 할까 궁리한다.
마귀의 공격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예수를 3년씩이나 따라다니며 돈궤를 맡았던 가룟 유다도 생각 속에서 마귀에게 속았다(요 13:2). 유다는 결국 예수를 은 삼십에 팔고 난 후, 자살이라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초대 교회의 성령이 충만했던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도 하나님께 드리려고 했던 땅값 얼마를 숨기는 것이 성령을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가 망하고 말았다. 이처럼 마귀는 우리를 삽시간에 변질시키고, 순식간에 짓밟는다.
우리는 먹구름처럼 캄캄한 무관심의 늪에 내 신앙을 내던지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큰일 났구나! 내가 죄에 걸렸구나’ 깨닫고 발견해야 한다. 신앙생활이든 영적 생활이든 내가 잘못하고 있는 타락을 무엇 때문이라고 돌려서 빠져나가거나 위로받으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마귀의 역사요, 육신의 소욕에서 나오는 생각이다. 무엇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올무에 걸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방관할 수 없는 적으로 알고 때려 부수면서 살려고 몸부림치는 것이 신앙생활이다. 매사가 다 자기 잘못이라고 깨닫는 사람은 즉시 일어날 수 있지만, 무엇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은 점점 그 죄의 늪에 빠져들고 만다. 세상의 일에 실패했을 때에도 ‘아, 나 때문에 실패했구나!’ 하는 사람은 성공할 기회가 있지만, 환경과 남을 핑계대는 사람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군인이 보초를 서는 것은 적을 알아보고 분별하기 위함이다. 군대에서 보초를 서 보면 보초를 잘 서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 불시로 순찰을 한다. 그러다 만약에 경계를 게을리하는 일이 적발되면 징계를 받게 된다. 그만큼 군대에서 경계는 중요한 일이다.
기독교인들은 마귀 역사를 신앙생활의 최고의 적으로 알고 싸워 이겨야 한다.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하나님으로부터 그보다 더 치밀한 간섭을 받아야 적을 이길 수 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영적 전쟁이다. 주님이 원하시는 분량까지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는 나와 하지 못하게 하는 마귀 역사와의 치열한 전쟁이다. 이것을 먼저 확실히 아는 자만이 영적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윤석전 목사 (연세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