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정상에서 조심할 일
입력 2011-05-03 19:08
역대하 26장 3~23절
사람은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에 오르고 싶어 합니다. 고대에 정치적·사회적으로 정상에 오르는 것은 곧 왕이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나뉘었을 때 남유다엔 16세에 왕위에 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웃시야 왕입니다. 그는 52년간 남유다를 통치하면서 굉장한 번영과 성장을 거둔, 소위 축복받은 왕이었습니다. 그가 축복을 받은 이유는 왕위에 등극하자마자 하나님을 열심히 찾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하는 일마다 큰 성공을 이뤘습니다. 건축사업, 농사, 신기술 개발, 군대 훈련에도 성공하였습니다. 강력한 왕국을 건설한 그의 이름이 애굽 변방까지 퍼졌고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면에서 정상에 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골짜기의 작은 나무는 큰 바람을 맞지 않지만 산등성이의 높은 나무는 거센 바람을 맞게 마련입니다. 사람도 정상에 오르게 되면 교만해지기 쉽다는 뜻입니다. 웃시야 왕은 겉으로는 근심걱정이 없었지만 정작 그의 마음은 교만이라는 강풍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분별력을 상실하고 제사장들이 하는 일을 침범하기 시작합니다. 여호와의 성전에 들어가서 자신이 직접 향단에 분향하려 합니다. 그 죄로 인해 웃시야 왕은 죽는 날까지 나병환자가 되었고, 여호와의 전에서 끊어져 별궁에 살다가 죽는 불행한 인생이 되었습니다. 웃시야 왕의 인생을 통하여 몇 가지 교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정상에 올랐을 때 교만하지 않도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교만하면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일에 참견하기 쉽습니다. 그로 인해 갑자기 주어진 축복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사람이 한번 교만해지면 회개할 기회를 놓치기 쉽습니다. 웃시야가 성전에서 분향하려고 하자 제사장 아사랴가 여호와의 용맹한 제사장 80명을 데리고 그의 뒤를 따라 들어가서 “분향하는 일은 제사장들의 할 일이니 왕은 성소에서 나가라”고 말합니다. 웃시야 왕에게는 가장 중요한 결단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에 할 일은 단 한 가지였습니다. 향로를 내려놓고 회개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죄를 범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사람에게 오히려 화를 내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이 정상에 오른 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스스로가 마치 하나님처럼 높아져 있었습니다.
생애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죄를 저지를 때가 아닙니다. 범죄의 순간도 물론 끔찍스런 것이지만 더 위험한 순간은 하나님께서 회개의 기회를 주셨을 때입니다. 그러나 교만은 회개의 기회를 놓치게 합니다.
셋째, 웃시야는 교만할 때 더 종교적으로 되었습니다. 정치적으로 정상에 오른 웃시야는 종교심이 매우 커져서 스스로 제사를 드리려고 하였습니다. 교만이 커질 때에 종교심도 같이 커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공격한 사람들은 당시 자신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었고, 모두가 강한 종교심이 있었다는 것을 교훈 삼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기가 힘든 것은 아닙니다. 믿은 후 하나님의 은혜로 잘 되고 있을 때 겸손하게 살기가 힘든 것입니다. 정상에 오르려고 애쓰는 만큼 정상에서 겸손함을 잊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인천 영광교회 박희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