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바울이 기독교 창시자라고? NO!…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

입력 2011-05-03 17:46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톰 라이트 지음, 최현만 옮김/에클레시아북스

톰 라이트 초기 저작인 이 책은 바울이 자신의 서신들을 통해 진정으로 말하려고 했던 내용을 풀어낸다. 저자는 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 빌립보서를 통해 ‘바울은 복음을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가’ ‘바울은 예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가’ ‘바울은 칭의를 어떤 의미로 사용하였는가’ ‘바울은 진정 기독교의 창시자였나’ 등의 질문에 명료하게 대답한다.

특히 저자는 복음주의가 ‘이신칭의’(以信稱義·Justification by faith: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 의인의 신분을 얻는 것) 교리를 교회와 성례전을 배제하고 개인의 내적인 신앙경험과 동일시해 버리고, 내적인 믿음을 외적인 행위와 대립시키려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복음주의가 바울의 칭의 교리를 너무나 쉽게 실존주의와 낭만주의가 제공한 렌즈를 대고 읽어왔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신칭의 교리를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얻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얻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복음이라고 주장하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몹시 안타깝게도 실제로는 개인 차원의 칭의를 우선 받거나 구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함축하거나 조장하는 것들이 많다. 바울의 복음은 절대로 그런 게 아니며 그 복음에서 자연스레 따라 나온 칭의 교리 또한 결코 그런 게 아니다. 우리는 당연히 복음에 개인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기독교인 같은 것은 없다. 바울의 복음은 공동체를 창조하며 칭의 교리는 그 공동체를 유지시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복음도 그래야 한다.”

한편 저자는 열성적인 바리새파였던 다소의 사울이 이방인의 사도로 변화되는 모습을 하나님의 언약의 성취에 대한 믿음이란 큰 틀에서 설명한다. 이는 바울에 관한 논의를 실제의 삶과 연결시키려는 그의 노력이다. 또 바울을 기독교의 창시자로 내세우는 주장을 반박함으로써 바울과 예수의 관계를 정립해준다. 바울의 새 관점으로 복음과 칭의, 율법과 믿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목을 열어주는 책이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