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단장 “상주는 축구도시… 경기 열리는 날은 잔치 한마당”
입력 2011-05-03 21:41
2003년 6월 14일 프로축구 K리그 전남과 포항의 경기가 열린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은 1만8000여 관중이 꽉 들어찼다. 상주에서 치러지는 첫 K리그 경기인데다 경기를 뛰지는 않았지만 전남 소속으로 한창 인기를 끌었던 김남일(34)을 보기 위해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이재철(사진) 상주 상무 단장은 “1만5000여석의 운동장은 통로까지 사람들이 꽉 들어차자 운동장 주변 언덕에까지 올라가 경기를 지켜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이번 시즌 상주시가 상무를 연고지로 받아들이기 전까지 상주에서 K리그는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상무가 새로 상주에 둥지를 튼 올 시즌 개막전에서는 2003년의 상황이 그대로 반복됐다. 11만여명의 상주시 인구 중 1만6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아 그간 프로 스포츠에 대한 갈증이 컸음을 보여줬다. 이후 이어진 두 차례 홈경기에서의 관중은 개막전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상주는 농촌 지역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관중 몰이를 하고 있다.
기존 방송과 신문 등을 통한 홍보 외에도 확성기를 장착한 차량이 상주시 뿐만 아니라 인근 김천시, 문경시 등을 돌며 거리 홍보를 하고 있다. 또 읍·면 지역 이장들에게 부탁해 경기 일정도 알리고 있다. 박형권 상주 홍보팀장은 “대도시가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홍보 방법을 다르게 할 수밖에 없다”며 “지역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아 직접 확성기로 경기 일정을 알리는 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농촌지역임을 감안해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 주변에서 한우시식회나 농산물시식회를 여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수원전에서는 입장하는 관중에게 오이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이재철 단장은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은 장날이나 마찬가지다”며 “아직 낯설긴 하지만 주민들이 서포터즈로 나서고 응원가도 만드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상무가 우리팀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시는 K리그 개막 후 시민운동장 잔디를 전면 교체하는 것을 비롯해 이달부터는 야간 경기가 가능하도록 조명탑 설치도 완료해 본격적인 붐 조성에 나선다.
상주=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