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빈 라덴 사살] MB "테러 척결 업적 높이 평가" … 아프간 주둔군 경계 강화

입력 2011-05-03 01:53

정부는 2일 미국 정부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발표에 지지를 표명했다. 또 알카에다 등 테러 세력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아프가니스탄 현지 파견 부대와 전 재외공관의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서면 메시지를 보내 지지의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척결 과정에서 이룩한 중요한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도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재건을 위해 현재 제공 중인 지방재건팀 파견을 포함한 재정적·물적 지원을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155개 전 재외공관에 국제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 지역 공관에는 우선 유선 전화로 외부 출입 자제와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면서 “전 공관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빈 라덴의 사망으로 알카에다와 강경 탈레반 세력이 반발하며 미국과 동맹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알카에다가 조직의 상징적 리더를 잃었지만 활동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히려 사살된 빈 라덴이 ‘순교자’로 부각되면서 알카에다와 강경 탈레반 세력이 다시 발호하며 대대적인 반격을 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빈 라덴 사망이 알카에다 활동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알카에다 조직은 이미 빈 라덴의 변고 사태에 정교하게 준비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는 탈레반 세력이 정부 시설과 외국군 주둔 기지에 ‘춘계 대공세’를 준비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됐다. 이에 따라 합참은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 오쉬노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차리카 기지의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합참 관계자는 “오쉬노 부대원들에게 영외 작전 시 안전 강화를 지시했으며 필수작전 외에는 조정해 실시토록 하고 신속대응팀(QRF)을 출동대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합참 관계자는 “빈 라덴의 사망으로 탈레반들의 보복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군과도 긴밀한 정보 교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쉬노 부대는 차리카 기지에 해저드(물웅덩이)와 판망형 철조망, 헤스코(모래주머니) 방벽 등 3중 방호시설을 설치했으며 열상감시장비(TOD)와 탐지거리 1㎞의 고성능 CCTV, 초소형 무인항공기(UAV) 등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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