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나선 박근혜 “정치 얘긴 빼고”

입력 2011-05-02 21:27


이명박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 중인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가 빡빡한 일정 속에서 기자들과 ‘짬짬이 스킨십’을 하고 있다. 국내 정치 현안에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수시로 기자들과 만나 편안한 대화를 주고받는 등 언론과의 소통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박 전 대표는 1일(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들과의 깜짝 호프타임을 가졌다. 전날 헤이그에서 후발대로 출발한 기자 18명이 현지 항공사 사정으로 경유지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1박한 뒤 뒤늦게 합류한 것을 배려해 만든 자리였다고 한다. 이번 특사 방문엔 24개 언론사에서 29명이 동행 취재 중이다.

박 전 대표는 “이번에 오시면서 비행기가 제대로 뜨지 않아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 기자가 “이 때문에 1∼2시간밖에 잠을 못 잤다”고 하소연하자 박 전 대표는 “잠을 못 자면 정신이 맑지 못하잖아요. 오보 나는 것 아니에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기자들이 “박 전 대표가 정치 현안에 발언을 하지 않아 오보도 못 쓴다”고 대꾸하자 그는 “그래서 제가 기사를 못 드리는 거예요”라고 재치 있게 받아넘겼다.

박 전 대표는 앞서 첫 번째 방문국인 네덜란드에서도 수차례 기자들과 만나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며 특유의 유머 감각을 드러냈다. 평소 자기 할 말만 짧게 하는 박 전 대표 스타일상 연일 계속되는 ‘프레스 프렌들리(친언론)’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스본=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