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가도 4.2% ↑… 4개월째 4%대 고공행진
입력 2011-05-02 18:25
채소값 하락 등으로 물가급등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4개월 연속 4%대의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정유업계의 기름값 ‘100원 인하’ 효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 그나마도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데다 집값과 각종 서비스요금 등의 상승세는 여전해 전체 물가 부담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2일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 1월 4.1% 상승한 이후 2월 4.5%, 3월 4.7%, 4월 4.2% 등으로 4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에 비해 상승률이 낮아진 것은 배추와 파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4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채소류 중심의 농축수산물 물가는 지난달보다 1.8% 하락했고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달보다 3.8%나 낮아졌다. 특히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7.7% 상승했는데 한 자릿수 상승률은 지난해 5월(9.9%)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농산물, 석유류 등 공급 쪽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보다 0.2% 상승하며 3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 요금이 전년 동월비 3.3% 올라 지난 3월(3.0%)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설탕, 빙과, 비스킷 등 가공식품 가격도 전년 동월보다 4.6%나 오른 탓이다.
4월 물가에는 정유사가 지난달 7일부터 휘발유,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내린 것도 일부 반영됐지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휘발유는 지난달보다 0.1% 하락하고 경유는 오히려 1.2% 상승한 것.
주유소들이 재고분 등을 이유로 즉각 인하하지 않은 데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하 효과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 100원 인하는 전월 대비 5.1%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조사 시점을 감안할 때 계산상 3.4% 정도 하락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실제로는 2.2% 정도만 반영됐고 전체 물가에는 0.08% 포인트가량 하락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농산물 가격의 안정세는 향후 물가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5월 이후에도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