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 고소득층, 전세보증액 5.5배 증가

입력 2011-05-02 21:21

전셋값이 단기에 급등하면서 고소득층의 전세자금 대출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가구 중 소득 수준이 상위 10%인 10분위에 공급된 전세자금 보증액은 163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29억7000만원의 5.5배에 달했다.

보증 건수는 203건으로 지난해 3월 49건의 4.1배를 기록했다.

만 20세 이상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주와 결혼 예정자, 소득이 있는 단독가구주가 전세자금 보증을 받으면 은행에서 전세보증금의 80% 이내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소득 상위층인 9분위와 8분위의 전세자금 보증액도 각각 360억5000만원과 367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배, 2.5배 증가했다.

반면 소득 하위 10%인 1분위의 전세자금 보증액은 1123억7000만원으로 4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소득층의 전세자금 대출이 대폭 늘어난 것은 최근 전셋값이 단기 급등하면서 보유 현금으로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가구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 탓에 부유층이 주택 구입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점도 부자들의 전세자금 대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수도권 아파트 76.3%의 전세가격이 상승했으며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 상승액은 3726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셋값이 1억원 이상 폭등한 9만6889가구 중 부유층이 많은 서울 강남3구가 89%를 차지했다. 과천시와 판교신도시의 전셋값 상승도 두드러졌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