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장이 상아 밀수… 전 대사 귀임 이삿짐에 16개 숨겨

입력 2011-05-02 21:25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박모 전 대사가 국제적으로 거래가 전면 금지된 상아를 대량 밀수하다가 관세청에 적발됐다. 특히 이 지역은 내전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인 데도 대사가 외교 관례상 추방 조치까지 될 수 있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 3월 귀임한 박 전 대사의 이사화물 속에서 수출입 금지물품인 상아 16개(60㎏, 개당 길이 30∼60㎝)를 적발, 외교부에 통보했다. 관세청은 이번 주 중 박 전 대사를 소환 조사하고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해당 공관장 이사물품 속에 수출입 금지물품이 포함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관세청이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조사한 결과 상아 원형이 대거 적발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전신고가 안 돼 있고 수출입이 금지된 물품이어서 밀수 관련법이 적용돼 형사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상아가 밀수시장에서 ㎏당 수천 달러를 호가한다는 점에서 박 전 대사가 밀수한 상아량은 수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 대사는 “이사 화물을 정리할 때 말라리아에 걸린 아내 대신 아프리카 현지 직원들이 짐을 싸는 과정에서 실수로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