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핵잠수함 美미시간호 내부 공개… 토마호크 탑재 ‘움직이는 사령부’

입력 2011-05-02 18:16


세계 최대 규모의 핵잠수함 미국 7함대 소속 미시간호(SSGN 727)가 2일 해군 부산기지에서 위용을 드러냈다. 미군이 극비무기인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과 북한을 겨냥해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륙도가 멀리 보이는 해군 기지에 정박한 미시간호는 ‘움직이는 전투사령부’ 그 자체였다. 수면위로 검은 고래등처럼 솟은 잠수함 함교에는 레이더와 잠망경, 소나(음파) 탐지기 등만 보여 평범하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러나 선미 해치를 열고 10여m 내려가자 소나 통제실과 특수작전실, 어뢰발사실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길이 170m, 폭 12.8m, 높이 13m, 수중 배수량 1만8750t에 달하는 미시간호는 22개의 미사일 발사관을 갖추고 154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함장인 필립 맥러플린 대령은 브리핑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은 1600㎞ 떨어져 있는 목표물을 족집게처럼 정확히 공격할 수 있고, 발사 후에도 목표물을 바꿔서 타격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주요지점이 모두 컴퓨터에 입력돼 있다”고 소개했다.

지하 4층에 장착돼 있는 길이 10m, 폭 50㎝ 규모의 어뢰(MK48AC)는 24기로, 1∼2분 내 발사할 수 있다. 잠수함의 심장부인 소나 통제실에서는 평소 5명의 장병이 24시간 근무한다.

특수작전실은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로 알려진 미 해군 특수부대 ‘실(SEAL)’ 요원 66명을 태우고 작전을 지휘한다. 북한 급변 사태와 한반도 전면전 발생 때는 한국군 특수부대가 탈 수도 있다.

미시간호 선체 외부에는 특수부대원들이 소형잠수정과 고무보트 등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함교위도크가 붙어 있다.

지하 2층 미사일발사 및 통제실은 24시간 휴식 없이 운영된다. 토마호크 발사 소요시간은 최대 15분. 신속하고 정확한 공격을 위해 함장실이 미사일 통제실과 붙어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장병은 15∼20년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미시간호는 냉전 시절 구소련에 맞서기 위해 탄도미사일 24기를 탑재하는 전략 잠수함으로 1982년 만들어졌다. 냉전 종식과 미·소 전략무기 감축협상 그리고 대 테러전 증가라는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2006년 토마호크 미사일 탑재 잠수함으로 개조됐다. 미시간호는 각종 행사에 참가한 뒤 5일 태평양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