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빈 라덴 사살] 10년 숨바꼭질 끝났다… 특수부대, 파키스탄 은신처 기습 아들도 사살

입력 2011-05-03 01:46

9·11 테러를 일으킨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특수부대의 공격으로 사살됐다. 이슬람 무장 세력이 반발하고 있어 보복 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정 백악관에서 TV로 생중계된 성명을 통해 “빈 라덴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이날 미군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고 교전 중 사살됐다. 그의 시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빈 라덴의 은신처에 관한 신뢰도 있는 정보를 확보하고 계속 추적해 왔다”면서 “지난주 빈 라덴 제거 작전을 단행할 근거가 확보됐다고 판단, 이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 발표 이후 언론 브리핑에서 특수부대의 기습 작전이 현지시간 1일 새벽에 개시됐다고 밝혔다. 작전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아보타바드의 빈 라덴 은신처에 대한 무장 헬리콥터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빈 라덴은 머리에 총격을 받고 숨졌고, 작전 과정에서 빈 라덴의 아들을 포함해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 사살됐다. 미군 사망자는 없다. 파키스탄 우르두어 방송인 두니야 채널은 미군이 빈 라덴의 부인 2명과 아이 6명, 측근 4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이슬람 무장 세력은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보복을 다짐했다. 팔레스타인의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는 “우리는 아랍의 한 성스러운 전사를 살해한 행각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회원들은 자신들의 인터넷 포럼에서 보복을 다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은 성명을 내고 “전 세계에서 보복 성격의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각국 보안 당국에 경계 수위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장도 “테러리스트들이 거의 확실히 복수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는 전 세계 미국 공관에 경계령을 발동하고 해외여행 중인 미국인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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