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끝난다던 글로벌유동성 계속 증가… 고물가 2011년 내내 지속될수도

입력 2011-05-01 18:51


정부는 2분기부터 물가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어난 글로벌 유동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 압력이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게다가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유동성 증가 및 미국의 양적완화 기조 유지 등으로 국내 물가상승세는 올 한 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 후 7∼8개월이 물가 정점=한은은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유동성 증가는 6개월∼1년의 시차를 두고 신흥시장국의 물가 및 자산 가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신흥시장국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선진국 중심의 유동성이 1% 증가할 경우 신흥국가 물가는 0.05%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시장국을 권역별로 나눌 경우 우리나라가 속해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물가가 글로벌 유동성 증가 때 기타권역(중남미, 동유럽 등)보다 최대 3배 가까이 뛰었다. 아시아의 원유 의존도가 높은데다 경제성장세가 타 지역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2009년 1월부터 약 2년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유동성이 1% 증가할 경우 아시아 지역 물가는 7∼8개월 후 0.27%로 정점에 오르는 데 반해 기타권역의 물가는 0.10% 오르는 데 그쳤다. 1년 후 아시아 물가는 0.22% 오르지만 기타권역의 물가는 0.07% 상승에 머물렀다. 글로벌 유동성이 지난해 9∼10월 환율전쟁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물가는 올 2분기 이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얘기다.

◇올해 내내 외부발 물가압력 가능성도=문제는 글로벌 유동성이 지난해 종료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 11일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1주일간 금융시장에 모두 82조엔(약 1000조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게다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저금리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발언한 것도 강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국제 금 현물가격은 온스당 1536.25달러로 장을 마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결국 우리나라 물가가 올해 내내 글로벌 유동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정부는 4월 이후 농산물 가격 안정세 등을 이유로 물가상승 압력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외부요인에 따라 상황은 녹록지 않은 셈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