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가격 인상 잇따라 철회

입력 2011-05-01 21:54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들이 공급가격을 인상하려다 정부의 압력으로 잇따라 철회하고 있다.

SK가스 관계자는 1일 “내부 논의를 다시 한 끝에 5월 프로판 가스와 부탄가스의 충전소 공급가격을 4월과 같이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SK가스는 5월부터 프로판 및 부탄가스의 충전소 공급 가격을 ㎏당 75원씩 인상하기로 지난 28일 결정했었다. SK가스는 이에 따라 이번 달 충전소 공급 가격을 4월과 마찬가지로 프로판 가스는 ㎏당 1292.80원에, 차량용 부탄가스는 1679.18원에 공급한다.

앞서 LPG 수입사인 E1도 지난 30일 충전소 공급가격을 인상하려던 방침을 철회하고 4개월째 동결했다. E1은 가격 미반영분이 과도하게 누적된 상태(약 500억원)에서 국제 LPG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가격인상 방침을 설명한 보도자료까지 배포했었다. 하지만 보도자료를 배포한 지 5시간 만에 인상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물가 안정과 서민부담 경감 차원에서 가격 동결을 유지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1은 당초 프로판가스와 부탄가스의 5월 가격을 4월보다 각각 ㎏당 69원 인상할 계획이었다. E1은 이로써 다음달 프로판가스는 종전대로 ㎏당 1289원, 자동차용 부탄가스는 ㎏당 1677원(ℓ당 979.37원)에 공급한다.

업계에서는 5월 LPG가격 결정을 앞두고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국내 공급가격의 기준이 되는 전월 국제가격이 지난 3월에 비해 프로판은 t당 55달러, 부탄은 30달러나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안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의 요청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 인상이 계속 무산될 경우, 누적손실은 물론 경영난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동결돼 다행이라는 반응이지만 업계는 정부의 압력에 속을 태우고 있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