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소비 줄자 乳업계 진흙탕 싸움

입력 2011-05-01 22:19

‘포르말린 사료’ 우유 파문으로 우유 소비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은 서로를 헐뜯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1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29∼30일 흰우유 매출이 전주 대비 3.3%,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포르말린 사료 파문 당사자인 매일유업의 흰우유 매출은 전주 대비 7.5%, 전년 동기 대비 12.8%나 줄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매일유업과 함께 서울우유, 남양유업, 동원 등 시장점유율 상위 업체들의 시판 우유에 대해서도 포르말린 관련 안전성 검사를 하기로 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장을 보러 나온 김은주(36·여)씨는 “4살 난 딸을 키우고 있는데 모든 우유가 안전하다는 것이 검증되기 전까지는 우유를 사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포르말린 사료 파문은 유업체들 간 이전투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매일유업이 포르말린 사료를 먹인 젖소에서 짜낸 원유로 우유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농림수산식품부에 제보한 것이 경쟁 업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매일유업은 지난 28일 해명자료에서 경쟁업체 이니셜을 들며 2001∼2007년 이들 업체도 포르말린 사료 우유를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포르말린 사료 우유 사태가 유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유업계는 이미 ‘목장 빼앗기’로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서울우유가 구제역 여파로 원유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낙농진흥회 소속 목장을 상대로 공급처를 확대하려고 하자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의 업체들이 강력 반발했다.

유업계의 진흙탕 싸움은 저출산 등으로 점차 시장 규모가 작아지면서 이익 규모도 줄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기보다 다른 기업 밥그릇 빼앗기라는 쉬운 선택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