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 연찬회… 주류·비주류 불꽃대결 예고 계파 당권 수싸움도 치열
입력 2011-05-01 18:22
4·27 재·보궐선거 참패 후폭풍에 휩싸여 있는 한나라당이 2일 국회에서 의원 연찬회를 연다. 원내대표 경선과 조기 전당 대회를 앞두고 주류 측과 비주류 측이 당 쇄신 방안 등을 놓고 주도권 선점을 위한 백가쟁명식 난타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본 21’ 등 소장파 그룹은 1일 주제별 발언자 선정 등 역할 분담을 위해 전화를 돌리고, 삼삼오오 모임을 갖는 등 하루 종일 바쁜 모습이었다. 이들은 당·정·청의 전반적 쇄신을 당이 주도하고 대대적 정책전환을 하려면 주류 측이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주류 교체론’을 들고나올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 한 의원은 “청와대의 일방적 국정운영이 독선과 아집으로 비치고 이를 제어하지 못한 집권당의 무기력함이 재보선 참패의 요인”이라며 “‘청와대 거수기’ 역할을 종식하려면 소신과 배짱이 있는 인사가 당 지도부에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이명박계 주류 측은 ‘주류 역할론’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기보다 의견을 경청하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대안 없이 대통령과 주류 핵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질 경우 사안별로 대응할 방침이다. 당에서 공천을 하고 선거를 치른 만큼 당이 먼저 반성하고 쇄신해야지, 청와대나 주류 핵심부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의 탓을 한다. 그런 사람이 성공하는 것을 못 봤다”던 발언과도 맥락이 닿아있다.
연찬회에서는 당권·대권 분리규정 폐지 및 완화, 전당원투표제 도입, 국민참여경선을 통한 공천, 추가 감세 철회를 포함한 정책기조 전환 문제 등 구체적인 쇄신 방향을 놓고도 논쟁이 예상된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경선공천제는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의 손으로 넘겨주는 것”이라며 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연찬회 후 오는 6일 실시되는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간 첨예한 세 대결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간 수싸움도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선 세대교체론 움직임이 활발하다. 재보선에서 나타난 표심은 ‘미래’와 ‘젊음’이라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젊은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세대교체론 대표선수로 거론되는 나경원 남경필 원희룡 정두언 의원 등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거대 여당을 관리할 만한 능력과 경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현실론을 내세우면서 김무성 홍준표 정몽준 의원이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 친이계 일각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돼 총선·대선 국면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친박근혜계 다수는 “박 전 대표가 자신이 대표 시절 만든 당헌·당규를 편법으로 고쳐서 대표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장희 노용택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