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건보재정] 고소득 전문직 악성 체납자 5만명 넘는다
입력 2011-05-01 18:12
고소득 전문직에 종사하면서도 거액의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거나, 체납 기간이 25개월이 넘는 장기체납자 등 ‘악성 체납자’가 5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올해 건강보험 체납자 특별관리 징수 대상자로 분류된 지역가입자는 5만3106가구로 집계됐다.
특별관리 징수 대상자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가운데 보험료 체납액이 1000만원을 넘는 경우와 장기체납자 가운데 체납 기간이 25개월 이상인 경우 등이다.
이들이 체납한 보험료는 1459억원으로 전체 체납자 152만5000명(3월 10일 기준)의 체납액 1조7455억원의 8%가 넘는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보험료를 회피하는 ‘악성 체납자’와 함께 실업 등으로 장기간 보험료를 내지 못한 생계형 체납자가 늘면서 건강보험료 체납에 따른 압류건수도 급증세다.
특히 건강보험 누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2009년 정부가 압류를 단행한 체납자는 26만9000명으로 2008년(16만7000여명)보다 60%나 늘었고, 지난해에는 31만3514명으로 처음 연 3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2월 두 달 동안 4만1319건의 압류조치가 취해졌다.
그러나 악성 체납자의 저항도 만만치가 않다. 경기도 고양에 거주하는 A씨는 19개월 동안 650만원을 체납해 공단이 아파트 압류절차에 들어가 공매를 통보하자, 군복 차림으로 공단 지사를 찾아와 가스통을 터뜨리겠다며 협박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B씨는 27개월 동안 540만원의 보험료를 체납했다. B씨는 체납액 납부를 설득하는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연락을 끊은 채 잠적하기도 했다. 결국 이 체납자는 압류된 재산의 2차 공매 낙찰가가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보험료를 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