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직무대행 한달째… 해체론 급속 확산
입력 2011-05-01 16:07
[미션라이프] 김용호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직무대행을 맡은 지 30일로 한 달이 됐다. 김 직무대행은 4월 14일 이광선 전 대표회장 등 신청인 측을 비롯해 21일 길자연 대표회장 측, 29일에는 명예회장 등과 청문 과정을 마쳤다. 청문은 지난달 6일 김 직무대행이 한기총 산하 교단과 단체, 전현직 임직원 앞으로 보내는 편지에서 밝힌 것처럼 ‘공개적이고 공평한 사실 확인 절차를 위한’ 과정으로 의견수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3월 31일 첫 출근했던 김용호 직무대행은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 쟁점에 대한 한기총 회원 전체의 생각이 무엇인지 여과 없이 들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직무대행은 오는 6일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의 한기총 탈퇴, 해체론 측 입장과 13일 한기총 산하 교단과 단체장 회의를 거치면 한기총과 관련된 전체 생각을 ‘여과 없이’ 듣게 된다.
김 직무대행은 지금까지 세 번의 청문과정을 진행했다. 그러나 핵심 당사자인 이광선, 길자연 목사가 불참한 가운데 열렸고 청취 내용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돼 얼마나 흡족한 청문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기총 관계자는 “보통 오후 2시에 시작한 청문은 5∼6시까지 진행됐다”면서 “김 직무대행은 예정된 일정 속에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직무대행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한기총 산하 48개 교단과 단체장은 지난달 7일 연석 간담회를 열고 조속한 시일 내에 임시총회를 개최하라고 김 직무대행에게 요구했다. 11일에는 산하 49개 교단 총회장 명의로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 직무대행의 직권 남용, 한기총 명예회장에 대한 폄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불만을 나타냈다.
이러한 불만은 지난달 14일 길 대표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직무대행인 김 변호사를 다른 인물로 바꿔 달라는 ‘개임(改任)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더욱 커졌다. 또 일주일 후인 21일, 길 대표회장 측은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기도회를 열고 그동안 한기총 사태가 흘러온 과정과 범대위, 김 직무대행, 안티 기독교 등을 성토하고 조속한 임시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직무대행을 압박했다.
한편 한기총 외부에서 불고 있는 해체론은 급속히 확산돼 예장 주요 교단 등에서 탈퇴 헌의안 등이 거론됐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아예 ‘창의적 해체’까지 권고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월드비전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등은 한기총을 탈퇴했다. 지난달 28일 총신대 졸업생과 재학생 27명은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을 향해 한기총 탈퇴와 해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