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 두번째 미니앨범 ‘멜로디 레메디’ 발표… “내 노래 듣고 실연의 아픔 치유 받았으면…”

입력 2011-05-01 18:49


가수 정인(31)이 최근 발표한 두 번째 미니앨범 ‘멜로디 레메디(Melody Remedy)’의 타이틀곡 ‘장마’는 연인을 떠나보낸 여자의 마음을 노래한 곡이다. 정인은 ‘네가 떠나고 내 눈엔 항상 비가 와/끝이 없는 장마의 시작이었나봐’라고 목 놓아 부른다. 흔한 이별 노래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정인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 때문에 ‘장마’는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고 코끝을 시큰하게 만든다.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정인은 아담한 키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음반 소개를 부탁하자 5곡 전부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노래들로 채운 음반”이라고 말했다.

“감정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면서 만든 음반이에요. 다 만들고 지인한테 들려주니 위로가 되는 노래라고 평하더라고요. 그래서 앨범 제목에도 ‘remedy(치유)’라는 단어를 넣었어요.”

정인은 2002년 힙합 그룹 리쌍의 ‘러시(Rush)’에 객원보컬로 참여하면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개성 있는 목소리와 창법은 동료 음악인들이 먼저 알아봐서 ‘뮤지션이 사랑하는 뮤지션’으로 이름 높았다. 정재형 브라운아이드소울 드렁큰타이거 김진표 등의 음반에 그의 목소리가 담겼다.

함께 작업한 이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뮤지션을 묻자 정인은 조규찬을 꼽았다. 정인은 지난해 7월 발매된 조규찬 앨범 ‘조규찬 9’에서 ‘크레이지(crzy)’라는 곡을 함께 불렀다.

“조규찬 선배님이 굉장히 꼼꼼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긴장을 많이 하고 갔는데 정말 호흡이 잘 맞았어요. 보컬로서 제가 잘 부를 수 있는 노래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잘 아시더라고요. 서로의 머리를 선으로 연결하고 노래하는 느낌이었어요.”

좋아하는 노래, 존경하는 가수에 대한 얘기가 이어졌다. 정인은 특히 대선배인 송창식의 노래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주로 흑인음악만 애청했는데 20대 중반 ‘송창식 골든 제3집’을 듣고 열혈팬이 돼버렸다는 것. ‘애인’ ‘밤눈’ ‘그대 있음에’ 같은 곡을 열거했다. 그리고 “송창식 선배님은 ‘노래의 신’이라고 생각한다”며 무한한 존경심을 표시했다.

“송창식 선배님의 노래는 대중가요이지만 클래식처럼 시대가 지나도 따분하게 들리지 않는 보편적인 감성이 있어요. 개성도 충만해요. 선배님처럼 될 수 있다면 여한이 없죠. 예전에 한 번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는데 너무 좋아서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어요(웃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