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13개월만의 복귀전서 저력 과시 '지젤로 세계를 다시 홀리다
입력 2011-04-30 01:11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13개월만의 복귀전을 1위로 마치며 화려하게 빙판으로 돌아왔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11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5.91점으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2위 안도 미키(일본·65.58점)와는 0.33점 차.
지난해 3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0 세계선수권대회(은메달) 이후 13개월 만에 빙판에 복귀한 김연아는 이로써 2009년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2년 만에 정상 탈환 가능성을 높였다.
신예 크세니아 마카로바(러시아)가 61.62점으로 3위를 차지한 가운데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58.66점으로 7위로 떨어졌다.
김연아는 30일 밤 한국 전통음악을 편곡한 ‘오마주 투 코리아’를 앞세워 프리스케이팅을 연기한다.
김연아가 점프 실수에도 불구하고 안도 미키를 제칠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예술성 덕분이었다. 김연아는 기술점수(TES)에서 32.97점에 그쳐 34.20점을 얻은 안도 미키에 오히려 뒤졌다. 하지만 예술성을 평가하는 프로그램 요소 점수(PCS)에서 32.94점으로 31.38점에 그친 안도 미키를 큰 점수차로 따돌리면서 1위에 올랐다. PCS를 구성하는 5가지 요소에서 모두 8점대 이상의 점수를 받은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했다. 심지어 한 가지 요소라도 8점대를 기록한 선수는 김연아를 제외하고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발레곡 ‘지젤’을 배경음악으로 짙은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경기에 나선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점)에서 실수를 했다.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의 착지가 불안정해 몸이 한쪽으로 기우뚱했고, 그 때문에 두 번째 연결 점프를 뛰지 못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기본점 5.3점)에 더블 토루프를 이어 붙이는 기지를 발휘해 기본점수 6.30점에 0.9점의 가산점을 받은 뒤 안정을 찾았다.
이어 플라잉 싯스핀에서 최고난도인 레벨 4로 연기해 0.71점의 가산점을 추가한 김연아는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기본점 3.3점)까지 1.0점의 가산점을 받았고, 레이백 스핀에서도 레벨 4를 인정받으며 1.29점을 추가했다. 하이라이트인 스텝 시퀀스에 돌입한 김연아는 힘차게 빙판을 지치면서 여주인공 지젤의 격정적인 감정을 표현해 레벨 3을 받고 0.93점의 추가점수를 얻었다. 김연아는 마지막으로 웅장한 선율과 함께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레벨 4로 처리하면서 가산점 1.14점과 함께 우아하게 연기를 마쳤다.
안도 미키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가산점 1.1점을 챙기며 기분 좋게 출발해 트리플 루프와 더블 악셀을 비롯한 모든 연기에서 가산점 행진을 벌여 김연아의 금메달 경쟁 라이벌로 떠올랐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