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남부 토네이도 강타 큰 피해… 시속 320㎞ 강풍…300여명 사망 원전도 멈춰

입력 2011-04-30 01:08


미국 중남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28일(현지시간) 현재 사망자 수가 300명을 넘어섰다. 미국에선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최악의 자연재해가 될 전망이다.

앨라배마주 원자력 발전소 1곳이 토네이도 충격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돼 미국은 ‘제2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피해 및 복구 상황=앨라배마주의 피해가 가장 컸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앨라배마주립대가 있는 터스컬루사에서 36명이 숨지는 등 앨라배마에서만 20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앨라배마·미시시피·조지아·버지니아·켄터키·아칸소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피해 지역에선 주택과 건물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됐다. 전기가 끊겨 앨라배마·미시시피·테네시주 주민 100만여명이 전력난을 겪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터스컬루사 주민 제임스 사이크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토네이도는 말없는 괴물처럼 무서운 속도로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앨라배마는 군 2000명을 투입해 복구에 나섰다. 각 주는 피해가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사망자 수와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앨라배마 피해 지역을 29일 긴급 방문하고 비상사태가 선포된 앨라배마주에 연방정부 차원의 긴급구호 작업과 이재민 지원을 승인했다.

◇원전 가동 중단=가동이 중단된 원전은 앨라배마주 헌츠빌 서쪽에 있는 브라운스 페리 원전이다. 토네이도로 전력전선송로가 파손됐고, 현재는 비상발전기로 냉각수를 공급해 원자로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현 상태가 4단계 중 가장 낮은 단계의 비상 상황이며 더 이상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미 기상청(NWS)은 토네이도가 30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1974년 315명의 사망자를 낸 토네이도 이후 최악의 피해를 내고 있다.

토네이도에 휩쓸려온 사진이나 서류를 주인에게 되돌려주겠다며 이를 스캔해 인터넷에 올리는 페이스북 홈페이지가 만들어졌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최고속도가 시속 200마일(약 320㎞)에 이를 정도로 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건물 간판 등이 주 경계를 넘어 180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애틀랜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이날까지 한인의 인명피해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