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4연승 원동력은 ‘높은 마운드’
입력 2011-04-29 17:53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가는가. 넥센 마운드가 전신이었던 ‘투수왕국’ 현대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넥센은 28일까지 강력한 마운드를 무기로 시즌 첫 4연승을 내달렸다. 당초 한화와 ‘2약’으로 분류됐던 넥센은 이로써 중위권 팀인 KIA에 반 게임차 뒤진 6위를 달리고 있다.
넥센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투수진의 힘 때문이다. 넥센의 올 시즌 팀 타율은 0.239로 꼴찌에서 두 번째를 달리고 있다. 팀 홈런은 7개로 8개 팀 중에서 가장 작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넥센의 올 시즌 팀 방어율은 3.19로 삼성(2.73)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한화와의 3연전에서 팀 방어율은 0.67에 불과했다. 최근 넥센의 승리 방정식은 선발이 5회 이상 막아주고, 그 뒤를 강력한 불펜이 받쳐주는 형식이다.
넥센은 경영난 등으로 주축 투수 대부분을 타 구단에 팔아넘겼다. 2009년 좌완 3인방이었던 장원삼, 이현승, 마일영은 각각 삼성과 두산, 한화로 떠났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영건 고원준마저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하지만 주축 투수들이 떠날 때마다 또 다른 선수들이 나타나 이를 훌륭히 메꿔주고 있다. 올해는 브랜든 나이트와 금민철, 김성태 등이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나이트는 방어율이 2.27로 이 부문에서 5위를 달리고 있다. 금민철은 2승을 기록 중이며 김성태는 삼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김성현과 문성현 등 신인급 선수들도 4,5 선발로 나와 좋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마무리 부문에서는 송신영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송신영은 넥센이 올해 올린 10승 가운데 7승을 지켰고, 또 다른 한 번은 구원승을 따냈다. 송신영은 7세이브를 기록, 오승환(삼성)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0.69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세이브왕인 손승락마저 부상에서 회복된다면 더욱 강력한 불펜이 구성될 전망이다.
명 투수 조련사인 김시진 감독도 높아진 마운드에 흐뭇해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제 방망이만 터져준다면 해볼만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