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물은 역시 꽃바구니”… 기념일 많은 5월, 플로리스트가 돼 보세요
입력 2011-04-29 17:31
벚꽃 목련꽃….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꽃잎 사이로 4월은 가고 있다. 이제 은혜를 생각하고 감사와 사랑을 나누는 5월을 준비해야 할 때다.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 결혼으로 새로 맞게 된 부모님, 아이들을 가르쳐주시는 선생님, 한 가정을 꾸리며 닮아가는 아내와 남편, 어느덧 늠름하게 자라 어른이 된 자녀들….
사랑하는 이들에게 마음 담긴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모인 이들을 만나봤다. 월요일인 지난 25일 오후 2시 서울 창천동 린나이 본사 3층에선 ‘러브러브 카네이션 바구니 만들기’ 교실이 열렸다.
‘린나이 오븐쿡 요리쿡 카페’에서 초대받은 20명은 서로 소개를 하느라 잠시 부산했다. 하지만 꽃꽂이 선생님의 설명이 시작되자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운 채 메모하고, 사진 찍느라 손가락만 열심히 움직였다.
이날 강사로 나선 아틀리에 티움 김윤희 실장은 “오아시스로 불리는 플로럴 폼을 활용하면 초보자들도 멋진 꽃바구니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왕초보 플로리스트들에게 용기를 줬다. 이날 준비된 것은 정육면체에 가까운 바구니와 폴로럴 폼, 붉은 카네이션과 장미, 연두색 수국 등이었다.
김 실장은 “꽃을 살 때는 너무 활짝 핀 꽃보다 중간쯤 핀 것과 봉오리가 있는 꽃을 골라야 오래 간다”고 꽃 고르는 요령부터 설명했다. 이어 “사각바구니는 꽃을 높낮이 없이 플랫(납작)하게 꽂는 것이 모던해보이며, 꽃 높이는 바구니 높이의 절반쯤으로 하면 된다”고 기본기를 자세히 설명했다.
“오아시스를 4등분한 뒤 아래쪽 오른쪽 가운데에 얼굴(꽃송이)이 큰 꽃을 꽂아 시작점을 잡은 뒤 한 송이씩 전체적으로 퍼져나가듯 꽂아나가세요. 붉은색과 연두색은 3대 1 비율로 하되 붉은색도 같은 종류의 꽃이 겹치지 않도록 꽂으시고, 너무 다닥다닥 꽂지 마세요.”
선생님 말씀에 고개를 끄덕끄덕, 그러나 실전에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터져 나온다.
김인선(36·서울 홍은동)씨는 “어버이날 양가 부모님께 꽃바구니를 선물하기 위해 배우러 왔는데 생각보다 어렵다”고 했다. 김씨는 꽃 꽂는 각도나 밸런스 맞추기가 특히 힘들다고 했다.
김 실장은 “꽃대는 원하는 길이보다 약간 길게 잘라 꽂으면서 키를 조절하면 실패하지 않는다”면서 “가운데 부분은 수직으로, 가장자리는 사선으로 꽂아보라”고 알려 줬다.
또 색깔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면 다음 꽃바구니를 만들 때는 카네이션 또는 장미 등 한 가지 꽃만으로 꽂으면서 레몬잎 담쟁이 등 녹색소재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아이디어를 준다.
이수영(42·서울 응봉동)씨는 “선생님 손길이 지나가니 확 달라졌다”면서 “꽃 욕심에 너무 많이 꽂은 게 탈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씨의 바구니에서 뽑아낸 장미와 카네이션이 대여섯 송이나 된다. 김 실장은 “처음에는 누구나 빽빽하게 꽂지만 조금 지나면 저절로 나아지니 걱정 말라”며 등을 두드린다.
이미선(40·경기 김포 장기동)씨는 “나름 소신을 갖고 꽂았다. 이곳에선 비교돼 어설퍼 보이지만 집에 갖다 놓으면 멋져 보일 것”이라고 자신만만이다. 5월 1일 생일을 맞는 신랑한테 줄 것이라는 이씨는 “꽃은 늘 받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정성을 듬뿍 담은 꽃바구니를 줄 수 있어 기쁘다”며 꽃보다 더 예쁘게 웃는다.
백원정(48·서울 노량진동 )씨는 양가 부모님 꽃바구니 해드리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겠다. 한 송이씩 드리든지 해야겠다”고 알뜰주부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자 김 실장은 “화분을 선물하라”고 대안을 내놨다. 양란이나 다육이를 예쁜 화기에 심거나 화기값이 버겁다면 비닐포트를 잘 포장만 해도 훌륭한 꽃 선물이 된다는 것. 양란은 꽃이 한 달 이상 가고, 다육이는 잘만 돌보면 여러 해 키울 수 있으니 본전 걱정이 없는 꽃 선물이다. 하지만 ‘1년에 한 번인데 그래도 꽃바구니가 좋다’는 의견이 다수.
꽃바구니를 완성한 이들은 꽃바구니를 높이 든 채 한 목소리로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리본까지 곱게 맨 꽃바구니를 셀로판지로 포장하는 이들에게 김 실장은 마지막 조언을 했다. “오아시스에 컵으로 물을 부어 촉촉하게 유지하면 오래도록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