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美 실업문제 2차 대전 후 최악”… “경기부양 위해 2차 양적 완화 6월 말까지 지속”
입력 2011-04-28 18:37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연준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은 TV로 생중계됐다.
버냉키 의장은 회견 모두에서 15분간 FOMC 회의에 보고된 성장률 전망 수정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경기 상황 전반의 견해를 밝혔다. 이어 45분 동안 기자 10여명으로부터 질문을 받았지만 특별히 실수라고 보일 만한 답변은 없었다.
버냉키 의장은 회견에서 “미국의 실업 문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처럼 심각한 적이 없었다”면서 “최근 몇 달 새 고용시장이 고무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회복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준이 고용 창출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경기부양을 위한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 조치(국채 매입 프로그램)를 6월 말까지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3.1∼3.3%로 연초보다 다소 낮췄다.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방향에 관해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1914년 출범 이래 처음이다. 회견이 끝난 뒤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무난하게’ 기자들의 예봉을 피해갔다고 평했다. 미 언론들은 회견 내용에 대해 아무런 사전 조율이 없었다고 전했다.
비밀주의와 애매모호함을 표방했던 연준이 이같이 180도 태도를 바꾼 건 2008년 금융위기 때문이다. 연준은 위기 수습 과정에서 발권력을 무제한으로 동원, 대형 금융회사에 천문학적인 구제자금을 풀었다.
이를 반대했던 정치권은 그동안 “연준을 철저하게 감시·감독해야 한다. 연준 정책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거세게 몰아붙였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