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청문회 나가겠다”… 애플 “스마트폰 위치추적은 일부 프로그램 결함 탓”

입력 2011-04-28 18:37

“청문회에서 증언하겠다.”

스마트폰 위치추적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청문회 참석 의사를 밝혔다. 잡스는 27일(현지시간) IT전문지 ‘올 싱즈 디지털(All Things Digital)’과의 인터뷰에서 “애플 제품은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하지 않는다. 의회가 이 문제를 조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잡스와 구글 CEO 래리 페이지는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로부터 다음 달 10일 열릴 청문회에 출석 요청을 받은 상태다.

잡스는 해명이 늦어진 데 대해 “우리는 기술 중심 회사다.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가 첫 번째로 하는 일은 진실을 찾는 것”이라며 “문제를 파악하고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애플은 잡스의 인터뷰에 앞서 공식 해명자료를 내 “일부 프로그램 결함(Bug) 탓에 추적이 이뤄졌지만 고의적인 게 아니다. 결함은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잡스와 애플의 해명에도 미국 언론의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해명에 시간이 너무 걸렸고 진정한 사과도 없다는 것이다. 잡스가 “우리가 답변하기까지 일주일이 채 안 걸렸다”고 말했지만 AP통신은 드폴 대학 마케팅 교수 조 마르코니, 위기경영협회 래리 스미스 회장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애플은 위치추적을 당했다고 걱정하는 전 세계 소비자들을 위해 좀 더 빨리 해명했어야 했다”고 충고했다.

미 CNN은 이번 사건에 따른 혼란에 대해 “애플이 소비자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애플은 현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아이폰4의 수신불량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잡스는 사과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해명자료를 통해 ‘익명으로 교통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계속 위치정보를 수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레스터리서치의 보안기술 전문가 첸시 왕 등 일부 전문가들은 뒤늦은 해명이 오히려 애플과 소비자 간 신뢰를 깼고, 이는 화이트아이폰4 등 신제품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