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신입생 심리검사 해보니… 열에 하나 이상 증세
입력 2011-04-28 18:21
서울대 공과대학이 올해 신입생 3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리검사에서 약 8%에 해당하는 30명이 ‘이상’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위험 판정이 내려진 신입생도 4명에 달했다.
서울대 공대가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학생상담소 ‘공감’은 공대 전체 신입생 777명 중 지난 2월 열린 신입생 오리테이션에 참석한 387명을 대상으로 ‘다면적 인성검사(MMPI-2)’를 실시한 결과 30명이 우울, 강박, 불안 등의 이상 판정이 나왔다고 28일 밝혔다. 검사는 카이스트 학생의 연이은 자살 사태 이전에 이뤄졌다.
다면적 인성검사는 1943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병원이 개발한 것으로 개인의 성격 및 정신 상태를 정신분열, 히스테리, 반사회성 등 121개 기준으로 나눠 조사하는 검사다. 문항당 0∼120점 범위에서 40∼65점을 정상으로 간주하며 65점보다 높은 사람을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분류한다.
서울대 공대는 지난 4일부터 이상 판정을 받은 30명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시작했다. 스스로 상담이 필요하다고 신청한 8명도 심리치료를 진행 중이다.
특히 자살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4명은 학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외부전문가 4인을 초빙, 심리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다음달 6일부터 ‘대인관계 의사소통법’ ‘대화법’ 등 특강도 진행한다.
공감의 백은정 상담사는 “실험실에만 있는 공대 학생은 타인과의 관계나 의사소통 능력을 계발할 기회가 적다”며 “불안 상태에서 입학한 신입생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심리상담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