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밀리언셀러 진입 작가 황선미씨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비결”
입력 2011-04-28 19:17
언제 확인해도 베스트셀러 아동 분야 10위 안에는 이 사람의 이름이 올라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과 ‘나쁜 어린이 표’(웅진씽크빅)를 쓴 아동문학 작가 황선미(48·사진)씨다.
출간 10년여 동안 한해 10만부씩 꾸준히 팔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두 작품이 다음달 초 각각 누적 판매량 100만부를 넘어선다. 밀리언셀러 창작동화 탄생은 처음이다. 1990년 이전 판매량은 집계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아동문학의 히트작이 드물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故) 권정생씨의 그림책 ‘강아지똥’(길벗어린이) 역시 다음달 말 100만부를 넘어설 예정이어서, 그간 전무했던 아동 밀리언셀러는 한 달 만에 3종이 탄생하게 됐다.
두 종의 밀리언셀러를 갖게 된 황씨는 28일 전화통화에서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이라는 게 (많이 팔리는)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나쁜 어린이 표’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나쁜 어린이라는 표를 받아들고 화가 난 초등학생의 이야기. 아이들에게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고 있는 현실 속 상황이 공감을 이끌어냈다. 삶과 죽음, 모성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룬 ‘마당을 나온 암탉’의 꾸준한 인기에 대해서는 “작가가 숨긴 그 많은 장치와 의미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겠느냐고 어른들이 의심하지만 아이들은 제 눈높이에서 자기식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어렵다는 반응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에게 동화 쓰는 보람 중 하나는 어린 독자의 반응을 읽는 재미다. 데뷔 15년차 작가를 요즘 서글프게 하는 건 정형화된 아이의 독후감이었다.
“어린이 독자에게 반응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긴 한데. 아이가 진짜 썼구나, 느껴지는 건 가끔, 아주 가끔 있을 뿐이에요. 아이가 썼는데도 중간에 어른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자연스러운 자기 생각이 아니라 그룹 토론에서 나온 결과물 같은, 어른의 시선이 담긴 글이 대부분이에요. 아이들이 주저주저하는구나, 자기표현을 못하는구나, 안타깝다고 해야겠죠.”
황씨의 또 다른 히트작 ‘가방 들어주는 아이’(사계절)도 올해 판매량 70만부가 넘었다. 1995년 데뷔 이래 발표한 30여종의 누적 판매량은 300여만 부. 100만부 돌파 기념 ‘북콘서트’는 오는 5월 14일 오후 4시 서울 행당동 소월아트홀에서 열린다.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도 올 여름 개봉한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