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故 윤영규 초대 전교조 위원장 정의·사랑 온전히 실천한 신앙인”
입력 2011-04-28 17:38
“교육계 인사 중에서 정의와 사랑의 삶을 윤 장로님처럼 온전히 살다간 사람도 드물 겁니다.”
광주무진교회 장로였던 고 윤영규 초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한 송인수(사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의 회고다. 불의의 현장에서 정의가 필요할 때는 사랑을 이유로 외면하고, 불의에 맞서다보면 사랑은 온 데 간 데 없고 증오심만이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달랐다.
송 대표는 좋은교사운동이 발행하는 월간 ‘좋은 교사’ 5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윤 장로님은 전교조 운동을 하면서 마땅히 저항의 대상이었어야 할 보직교사들을 불의한 구조와 관행의 희생자로 생각해 한번도 이들과 다투시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송 대표는 생전의 윤 장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좋은교사운동이 기독교사연합이란 이름으로 꿈틀대기 시작하던 1995년 전교조 잡지에서 그의 인터뷰를 읽었을 뿐이다. 그로부터 10년 후 송 대표는 윤 장로의 부음을 통해 그가 한국신학대 출신의 교회 장로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진보단체의 수장 속에 정의만이 아닌 사랑이 공존하는 까닭이 신앙이었음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고 윤 장로의 언행이 송 대표에게 충격으로 다가갔던 건 송 대표의 실패 경험 때문이다. 송 대표는 글에서 “92년 고등학교의 불의한 관행에 저항하다가 모든 것을 잃었다”며 “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던진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그 결과로 저는 관계와 인격에서 실패해 깊은 절망에 빠졌고, 학교도 정의로움을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 때문에 과거 좋은교사운동을 이끌 때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이끌고 있는 지금도 송 대표는 정의와 사랑의 공존, 즉 ‘회복’을 기독운동가의 가장 중요한 자세로 본다. 그는 회복의 가치를 가장 잘 반영한다고 믿는 보도자료 작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상대방의 인격과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천박하고 공격적인 표현 대신 공손한 경어체로 상대방의 양심에 호소하는 ‘힘없는’ 글이 결국은 서로를 살리고 불의도 없애는 힘이 있음을 경험해서다. 송 대표는 “윤 장로님이 소천한 4월이면 하늘을 쳐다보는 일이 부쩍 잦아진다”며 윤 장로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