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강해설교 30권 완간 박요일 목사, “목회자 최고 미덕은 자기관리·섬김·양보”
입력 2011-04-28 17:30
“성경 외의 것을 전하는 건 하나님 말씀 선포가 아닙니다. 하나님 대변인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것입니다. 청와대 대변인도 자기 말이 아닌 대통령의 말을 전하잖아요. 하물며 목회자는 자신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 말씀만 대언해야 합니다.”
최근 신약성경 강해설교집 30권을 완간한 박요일(68·사진) 강성교회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의 위기가 전하는 자의 하나님 말씀 왜곡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설교란 사람이 사람에게 하나님 말씀에 대해 강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에게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인데도 목회자들이 액면 그대로의 ‘그 말씀’을 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신약 강해설교집을 완성한 것은 목회자와 신학자에게는 설교나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교인들에게는 성경 자습교재로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박 목사의 설교에서는 간증이나 예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직 성경 내용으로만 가득차 있다. 그는 매주 주보에 설교 원고를 싣는다. 이 때문에 주보는 A4 용지 절반 크기의 16쪽 분량의 소책자가 된다. 박 목사는 주일 예배 때 본문 성경 구절과 관련 구절, 역사적 배경, 하나님의 뜻이 성취되는 원리 등에 대해 밝힌다. 이에 교인들은 주보의 설교 원고에 줄을 쳐가며 듣거나 메모한다. 교인들은 수요예배 때 지난 주일예배 설교 내용을 복습하고 금요 구역예배 인도자들은 수요예배 후 다음 주일 내용을 예습한다. 예습한 것은 주일 예배 설교로 이어진다. 이처럼 1편의 설교는 예습과 복습 등을 통해 교인들이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박 목사는 그동안 세 가지에 충실한 목회자가 되려고 애썼다. 첫째, 목사란 이름으로 세상에서 성공했다는 말 듣지 않겠다. 성공과 자기관리는 반비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섬기는 목사가 되겠다. 교인이든 노회든 총회든 명예보다 섬기는 목사로 남겠다. 셋째, 경쟁이 있는 곳에서는 무조건 양보하겠다.
고려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박 목사는 총무처 문화공보부 공무원을 거쳐 그리스도대학교 전임강사로 활동하다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진학,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1980년부터 강해설교를 시작한 그는 성결대학교, 백석대학교에서 설교학, 예배학, 교회행정학 등을 가르치면서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몇 년 뒤 은퇴하면 ‘강성 성경연구원’을 만들어 구약성경 강해설교 완간에 도전할 계획이다. “하나님이 건강을 허락하시면 10년 정도면 그동안 설교해온 구약 내용을 보완해 전체를 완간할 수 있을 겁니다.” 히브리대학교에서 구약학을 전공하고 있는 박 목사의 딸이 이 작업에 합류할 예정이다.
함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