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강원지사 당선 최문순…수수하고 솔직한 ‘진짜 감자론’ 어필

입력 2011-04-28 02:04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 MBC 기자 선배인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를 상대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최문순(55) 당선자는 27일 “저의 승리는 강원도 자존심의 승리”라며 “강원도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선거는 저 혼자의 힘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며 야권 통합의 승리”라고 덧붙였다.

최 당선자는 춘천시 온의동 선거사무소에서 개표현황을 지켜보던 중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최 당선자는 춘천고와 강원대 영문학과 및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어릴 적부터 수줍음이 많았던 그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1984년 MBC에 입사해 기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최 당선자의 삶은 그리 편치 않았다. 그의 말을 빌리면 “약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서 투쟁했기 때문”이다. MBC에서 13년을 사회부 기동취재반에서 일했다. 당시 MBC의 대표적 고발 프로그램인 ‘카메라 출동’을 맡아 호화 골프장 및 호화 별장 고발 등 각종 사회 부조리를 캤다. MBC 노조위원장 활동 중 해직됐다가 1년 만에 복직하기도 했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지냈다.

2005년 만 48세의 나이로 노조위원장 출신 첫 MBC 사장이 됐다. 3년간 재직 기간 중 MBC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무한도전’ ‘태왕사신기’ ‘내 이름은 김삼순’ ‘안녕 프란체스카’ ‘대장금’ 등 히트작들이 대거 쏟아졌다.

2008년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국회에서는 겸손하고 성실한 모범적인 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09년 7월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처리를 강행하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거리투쟁에 나서는 강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도지사 선거운동 기간에는 60m 번지점프, 4륜 오토바이 유세 등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젊은 바람을 불어넣었다. 또 수수한 외모에 당당하고 솔직한 강원도 출신임을 강조한 ‘진짜 감자론’을 펼쳐 관심을 끌었다. 최 당선자는 선거공약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동해안자유구역 지정, 제2개성공단인 동해안 평화공단 조성 등을 내걸었다. 취미는 마라톤이다.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