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분당乙, 예상외 높은 투표율… 선관위도 ‘깜짝’

입력 2011-04-28 01:32


전·현직 여야 당 대표의 맞대결 등으로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진 4·27 재·보궐선거 투표율은 2006년 이후 치러진 재보선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27일 투표율(잠정)은 39.4%로 2005년 10월 26일 실시된 재보선 투표율인 40.4% 이후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격돌하면서 이번 선거의 최대 접전지로 부상했던 경기도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율이 49.1%로 가장 높았다. 2008년 18대 총선 보다도 3.9% 포인트나 높았다.

이와 함께 ‘빅3’ 지역으로 분류되던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율은 41.6%로 평균 투표율을 약간 웃돌았다. 민주당을 비롯한 거대 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율도 41.1%에 그쳐 다른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유권자들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그러나 분당을, 김해을, 순천 등 3곳 평균 투표율은 43.5%로 상·하반기 재보선이 정례화된 2000년 이후 국회의원 재보선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관위는 “각 당이 총력전을 편 데다 대권 주자까지 후보로 나서면서 높아진 유권자의 관심이 투표율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특히 분당을 지역의 높은 투표율에는 선관위도 놀라는 분위기다. 선관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재보선 투표율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당을 지역의 투표율은 대단히 높은 수준”이라며 “선거 막판 분당 지역의 여야 경쟁이 과열되고 흑색선전이 동원되면서 유권자들의 선거참여 의지가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맞붙은 강원지사 선거 투표율도 47.5%로 전체 투표율보다 8.1% 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2일 치러진 제5회 지방선거 때 투표율 62.3%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 불과 10여개월 만에 치러진 재보선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선거 막판 양측 간에 벌어진 불법 선거운동 공방도 투표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기초단체장(6곳) 광역의원(5곳) 기초의원(23곳) 투표율도 각각 41.7%, 30.4%, 25.8%에 그쳤다.

상·하반기 재보선이 정례화된 2000년 이후 최고 투표율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2007년 12월 19일 재보선(64.3%)을 제외하면 2001년 10월 25일 재보선으로 41.9%였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