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15대 재벌 출자총액 85% 늘 때 설비투자액은 37.5% 증가 그쳐”

입력 2011-04-27 21:50

최근 3년간 15대 재벌의 출자총액은 80% 이상 급증한 반면 설비투자 증가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이 27일 발표한 ‘15대 재벌의 설비투자액 추이 분석결과’에 따르면 설비투자에 비해 출자총액이 월등히 증가한 그룹은 GS(279% 포인트, 출자총액 증가율에서 설비투자 증가율을 뺀 수치, 이하 포인트 생략), 금호아시아나(251%), LS(118%), SK(111%), 현대중공업(110%) 등의 순이었다.

반면 KT와 포스코, 현대자동차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출자총액 증가율보다 각각 65%, 35%, 1%씩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재벌들이 설비투자의 증대보다는 지분매입을 통한 계열사 확장에 주력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며 ”설비투자를 명목으로 한 재벌들의 무분별한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출자총액제한제의 재도입, 법인세율 인하 중단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5대 재벌의 출자총액은 2007년 50조3000억원에서 2010년 92조8000억원으로 84.7%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설비투자액은 40조3000억원에서 55조4000억원으로 37.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출자총액뿐 아니라 15대 재벌의 3년간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설비투자액의 비중도 각각 0.9%, 13.7% 감소했다. 경실련은 “재벌의 설비투자 증가를 유도하겠다는 명목으로 시행된 현 정부의 각종 재벌 규제 완화 정책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년간 설비투자액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게 감소한 그룹은 STX(-4.9%), KT(-4.5%), 롯데(-4.4%), 현대중공업(-3.0%) 순으로 조사됐고, 가장 크게 증가한 그룹은 LG(2.8%), 금호아시아나(2.0%), 한진(1.2%) 순으로 나타났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