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분당乙] “대선 때도 안한 투표를…” 줄 선 주민들

입력 2011-04-27 22:19


4·27 재보선 전체 승패의 가늠자가 될 경기도 성남 분당을에선 투표소마다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로 붐볐다.

정자동 백현중학교에 마련된 ‘정자1동 제5투표소’엔 문이 열리는 오전 6시 이전부터 투표를 하려는 주민들이 몰렸다. 줄은 오전 9시까지 계속 이어지다 11시쯤부터 조금씩 줄었다.

투표장을 찾은 김영협(52)씨는 “대선 때도 안 한 투표를 이번에 한다. 주변 40, 50대를 보면 이번만큼은 꼭 투표하겠다는 이들이 많다”며 “가족 중 유권자가 5명인데 모두 투표했다”고 말했다.

여야 후보도 이른 아침 투표를 마쳤다.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는 자택 근처에 있는 분당구 구미중학교에서 표를 행사했다. 투표 후 강 후보는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1월 3일부터 4개월 동안 선거운동을 했고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한 만큼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후보도 탄천초등학교에서 부인 이윤영씨와 함께 투표했다. 손 후보는 “온 몸을 던져 선거운동을 했으며, 국민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행복했다. 변화에 대한 열망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며 “선거운동을 하던 자세 그대로 겸허한 마음을 갖고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 선거사무소는 분당을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하루 종일 술렁였다. 강 후보 측은 “보수세력이 집결을 해야 이기니까 투표율이 당연히 높게 나와야 한다. 투표율이 높다고 불리한 게 아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오후 3시 분당을 투표율이 30%를 넘자 손 후보 측은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캠프 관계자는 “40%만 넘기면 이긴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오후 4시가 지나면서 소득이 높은 정자1동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나자 “투표율 높은 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긴장했다.

두 후보는 투표 후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오후 8시 투표가 종료되자 분당에 마련된 선거사무소를 찾아 당직자들을 격려한 뒤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성남=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