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숨은 표’가 갈랐다, 한나라 완패
입력 2011-04-28 01:17
전국 38개 선거구에서 27일 일제히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한나라당은 ‘빅3 지역’ 중 강원지사 보궐선거뿐 아니라 텃밭인 경기도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완패해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분당을에선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51.00%를 얻어 48.31%를 얻은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2100여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강원도의 경우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예상을 깨고 51.05%의 득표율을 기록, 46.63%를 얻는 데 그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동정론과 선거 막판 불거진 엄 후보 측 ‘강릉 콜센터 불법 선거운동 사건’이 유권자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51.01%를 얻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48.89%)를 근소한 차이로 물리쳤다. 전남 순천에선 야권단일후보인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가 무소속 조순용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김 후보 당선으로 민노당은 호남지역에서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보유하게 됐다.
재보선이 민주당 승리로 끝남에 따라 여권은 패배 책임론 등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분당을 패배로 내년 총선에서 텃밭인 ‘강남벨트’(서초·강남·송파·강동)도 위험하다는 인식이 커진 한나라당 내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당청관계 재정립 등 쇄신요구가 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여권에 대한 민심이 확인된 만큼 현 정권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상수 대표는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과 거취 문제를 포함해 향후 수습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이번 선거의 승리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기대감을 한껏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인물론을 내세워 승리한 손학규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김해을 패배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번 재보선 투표율(잠정)은 39.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28 재보선 투표율 34.1%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