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우다웨이 회동 “남북회담→북미대화→6자 재개” 재확인

입력 2011-04-27 22:11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7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났다.

김 장관과 우다웨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남북 비핵화회담→북미대화→6자회담’으로 가는 단계적 접근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우다웨이 대표 방한은) 6자회담으로 가는 절차나 수순에 한·중 간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며 “6자회담 전에 남북대화 등의 절차들이 단지 일회성·통과의례·요식행위가 아니라는 것에도 중국 측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우 대표에게 6자회담 전의 남북, 북미 대화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주문했다. 또 현대아산의 사업 독점권을 취소한 북측의 금강산 관광 사업 태도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달했다.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관련국들이 우리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해 온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시나리오에 동의를 표시하면서 북핵 문제 해법 논의가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이제는 언제쯤 북한이 첫 단계인 남북 비핵화회담에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지난 1월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우리 측 제의에 북한은 아직까지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르면 북한 방문을 마치고 28일 서울에 도착하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입’을 통해 북한이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남북 비핵화회담에 응할 것으로 예상하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어느 정도로 인정할지 내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어떤 장(場)에서 어떤 범위로 다뤄야 할 것인지 앞으로 우리 내부에서도 정해야 하고, 북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방북 이틀째인 이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회담을 가졌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만찬이나 이튿날 오찬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카터 전 대통령은 28일 오후 5시 서울에서 방북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예정됐던 우다웨이 대표와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만남은 불발됐다. 외교부는 일정 조율과정에 어려움이 있어 취소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우 대표는 중국에서 가장 무능하고 오만한 관리”라는 천 수석의 발언을 폭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