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NGO들 숭실대서 포럼… ‘전·월세 대란’ 교회 역할 모색

입력 2011-04-27 18:08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희년함께 등 기독NGO들이 사회문제인 ‘전·월세 대란’의 성경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26일 숭실대 형남공학관에서 열린 ‘전·월세 대란 시대,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볼 것인가’ 주제의 포럼이 그것.

참석자들은 ‘전·월세 문제=부동산 문제’라는 데 공감했다. 아파트를 구입할 이들이 아파트 가격의 하락을 예상해 매매보다는 전세를 택하면서 전세 수요가 폭증했고, 전세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김회권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전·월세 대란은 한국 사회가 땅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과 정면충돌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땅은 하나님의 창조물이요 선물이다. 따라서 하나님이 땅의 주인이고, 모든 인간과 피조물은 땅의 임차인인 것이다. 김 교수는 “전·월세 대란은 하나님의 선물인 땅을 홀로 차지하려는 지극히 적은 숫자의 지주들과 그들에게 빌붙어 사는 지식인들, 중간관리자들(공무원들)의 탐욕과 배제논리에서 발생된 인재지변”이라고 규정했다.

그렇다면 전·월세 대란 속 한국교회의 역할은 뭘까. 김영철 새민족교회 목사는 한 교인이 제안한 ‘전세자금 무이자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교회가 2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1가구에 2000만원씩, 100가구에 3년간 전세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것이다. 투명하게 운영만 된다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 목사의 설명이다. 김 목사는 캐나다연합교회(UCC)의 사례도 제시했다. UCC는 교회를 소유가 아닌 사용의 개념으로 보고 한 건물을 여러 교회가 쓰고 있다. 한국교회도 한 건물을 한 교회만 쓴다는 생각을 버리고 한 건물을 적어도 두 교회 이상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벽이슬의 진실애 간사는 “전·월세 대란의 피해자가 대부분 대학생이나 신혼부부 등 청년층인 만큼 학사관 건립도 주거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여러 교회가 학사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개 교회가 할 수 없다면 지역의 여러 교회나 같은 교단 소속 교회들이 연합한다면 충분히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조성찬 토지+자유연구소 센터장 등 발제자들은 기독교인 다주택 보유자의 전·월세 동결운동 동참과 무주택 서민 연결해주기 등을 교회가 취할 수 있는 전·월세 대란 해결방법으로 제시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