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세기의 결혼식 열리는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성공회 신앙·교육의 구심점

입력 2011-04-27 18:11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이 29일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으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은 교회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원의 공식 명칭은 ‘웨스트민스터 성베드로교회 참사회(Collegiate Church of St. Peter in Westminster)’로 통상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불린다. 960년부터 시작된 사원은 10세기쯤 베네딕트수도회 수도사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매일 예배가 시작됐다. 이 전통은 지금도 이어져 오전 7시30분, 8시, 낮 12시30분, 오후 5시 등 4회에 걸쳐 진행된다. 현재 존 홀 대주교가 사원 전체를 관할하고 있다. 사원에는 200명의 스태프와 4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한다.

지금의 건물은 1245년 헨리 3세에 의해 고딕양식으로 지어졌다. 고딕양식은 당시 중세교회의 전형적인 건축 형태였다. 중세의 교회당은 교육과 예배를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 성경 역사와 순교자의 생애, 그리스도인의 덕성을 부모와 교회 지도자에게 직접 배웠다.

당시 예배는 성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중세 사람들은 성찬을 떡과 포도주가 기적적으로 주님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 과정이자 그리스도 희생의 반복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가능한 한 교회 건물은 이 같은 기적적 사건에 합당한 모습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교회사가들은 고딕풍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이러한 중세적 교회 건축관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분석한다. 뾰족한 아치 모양의 천장을 비롯해 전체 무게가 구석에 위치한 기둥 위에 놓여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인상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흠정역 성경(KJV·1611) 출판도 빼놓을 수 없다. 1647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는 스코틀랜드와 영국, 아일랜드 성공회의 개혁을 위해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바른 신앙과 교회를 세우기 위해 신앙고백서를 채택하게 된다. 1만4000단어와 33장으로 된 장문의 신조는 1648년 의회 승인을 받았다.

이와 함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주석하고 보충 설명하는 대요리문답(196문답)이 작성됐고,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소요리문답(107문답)도 작성됐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정통 칼뱅주의를 표방했지만 영어권 국가 대부분이 채택했다. 고전적 신앙고백서의 ‘종결자’로 평가된다. 올해로 400주년을 맞는 킹제임스 성경이 탄생한 곳도 웨스트민스터 사원이다. 이곳에서 최종 편집이 이루어졌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