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웨스트민스터신학대 릴백 총장이 말하는 교회의 역할… “교회는 상처받은 사람을 치유하는 병원돼야”

입력 2011-04-27 18:13


“돈이나 성적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목회자라 할지라도 용서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성경적인 방법입니다. 그게 주님의 가르침이에요. 한번 죄를 저지르면 영구적으로 타락하며 목회가 완전히 끝난다는 생각은 절대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닙니다.”

지난 25∼27일 의정부 광명교회에서 열린 예장 합동의 ‘전국목사장로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피터 A 릴백(59)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교 총장은 “윤리적 문제를 일으킨 목회자들에게도 회개와 회복의 기회를 줘야 하며, 한국교회가 사회적 비난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며 담대히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목회자의 윤리 문제에 대해 “사안별로 다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하지만 무조건 한 사람을 매장시키는 건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교회마저 서로를 공격하기 위해 ‘총알’을 발사하는 전투장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다시 주님께 돌아올 수 있다면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교회의 할 일”이라며 “교회는 전쟁터와 같은 삶의 현장에서 다친 사람을 고치고 회복시키는 병원과 같은 곳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릴백 총장은 건강한 지도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거목이 넘어지면 그 밑에 작은 나무들이 꺾이듯 교회 지도자가 쓰러지면 다수의 성도들이 다치게 돼 있다”면서 “교회 지도자는 죄 문제 앞에 늘 조심하고 성경 말씀에 비춰 성결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들어 한국교회가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는 상황에 대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며 정직한 자세로 진리를 붙잡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릴백 총장은 “어디에나 무슨 일이든 반대는 있게 마련이고 진실은 비판 받게 돼 있다”며 “여러 종류의 영적 전투와 갈등 속에서 신앙을 지키며 정의와 진리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적이며 유신론적인 변증법으로 비신자들과 안티 기독교인에게 적극 변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는 1929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설립된 정통 보수개혁주의 신학교다. 고 옥한흠 목사와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권성수 대구동신교회 목사, 김정우 총신대 교수 등이 공부한 곳이기도 하다. 2005년부터 총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는 “60여개국, 100개 교단에서 온 750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면서 “이 중 아시아 학생은 200명가량 되며, 한국 유학생과 교포 1세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학교는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한 영적 전사를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wts.edu).

의정부=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