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선거 후 빅뱅 온다” 숨죽인 한나라당
입력 2011-04-26 18:53
‘다들 총에 기름을 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26일 최근 한나라당 내부 기류를 이렇게 표현했다. 4·27 재보선에 당력을 집중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선거 후에는 현안에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인화성 짙은 사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 다음날인 2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의원총회부터 ‘대폭발’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두언 최고위원은 과표 2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 인하한다는 정부와 당 방침에 반대하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정 최고위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립성향의 김성식 정태근 의원과 친이명박계 임해규 박상은 의원, 친박근혜계 구상찬 이진복 의원과 만나 과표 1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현행 최고세율인 22%를 유지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개혁안과 사법개혁안을 논의하는 의총도 각각 5월 중 열릴 전망이다. 상향식 공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한 당 소속 의원은 26일 현재 13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150명 이상이 설문조사지를 제출하면 그 결과를 토대로 공천개혁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또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논의된 사법개혁안은 워낙 중요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고 의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개진돼야 할 사안”이라며 “테마 의총을 반드시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의원의 모임인 ‘민본21’은 지도부 쇄신론을 준비 중이다. 모임 소속 한 의원은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당 지도부의 무능에는 분명한 답변을 들어야 한다”며 “결과가 나쁘지 않아도 명예로운 퇴진을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상수 대표가 지난 24일 한나라당 뉴비전 플랜 발표를 예고하며 ‘선수’를 쳤지만, 당내 리더십 부재에 위기감을 느낀 의원들이 선거가 끝난 뒤 정체성 찾기에 나서면서 내홍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