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컨슈머’ 공갈단 무더기 검거
입력 2011-04-26 18:46
중고 LCD·PDP TV를 사들인 뒤 가전업체 서비스센터 애프터서비스(A/S) 기사들과 짜고 단종된 부품을 고장낸 뒤 회사를 협박해 6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블랙컨슈머’ 공갈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블랙컨슈머는 보상 등을 목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문모(36)씨 등 3명을 공갈·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과 공모한 A/S 기사 이모(42)씨 등 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 등은 200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중고 가전제품 판매점 등에서 중고 LCD·PDP TV를 헐값에 매입한 뒤 서비스센터 A/S 기사들과 짜고 단종된 부품을 고의로 고장냈다. 이들은 고장난 TV를 서비스센터에 맡긴 뒤 ‘죽고 싶지 않으면 환불처리해라. 서비스센터를 엎어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으로 중고 매입가의 3∼4배로 환불받았다.
소비자기본법 시행령 제8조(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의 ‘부품이 단종되거나 3회 이상 수리하지 못할 경우 감가한 제품의 가격을 환불’하도록 한 규정을 악용했다. 이들은 150만원에 사들인 60인치 중고 LCD TV를 이런 수법을 써서 가전업체로부터 600만원을 환불받는 등 모두 200여 차례 6억원을 받아 챙겼다.
범행을 공모한 A/S 기사들은 수리가 불가능하도록 TV를 고장내거나 환불품의서를 허위로 작성해 주고 수익금의 50%를 받았다. 이들은 또 서비스센터에서 수상하게 생각할 것을 우려해 가족, 친척, 선후배 등의 이름으로 고장수리 신고자를 바꿔가며 수리를 의뢰했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