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동절 연휴(4월30∼5월2일) 유통업계 “바쁘다 바빠”… 샀다하면 100만원씩 큰손 ‘왕서방’ 모셔라

입력 2011-04-27 00:55


‘한 번에 100만원씩 쓴다. 국내 의류 브랜드를 선호한다. 단골손님이 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보이는 소비성향이다. 중국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2일)를 앞두고 유통업계는 중국인 쇼핑객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물론 일본의 골든위크(4월 29일∼5월 5일)를 앞두고 일본인 관광객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대신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백화점들은 중국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에는 지난해보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1∼3월 본점 외국인 매출액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4.4%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50.0%보다 다소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국내 백화점 가운데 외국인 쇼핑객 매출이 가장 높다.

지난 3월까지 롯데백화점 본점의 올해 외국인 매출액은 월 평균 2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절반 이상인 14억원이 중국인 쇼핑객 매출이다. 지난해 중국인 월 평균 매출액(10억원)보다 1.4배 증가한 수치다.

중국인 쇼핑객이 한 번 방문했을 때 쓰는 금액은 평균 100만원 안팎이다. 중국인 쇼핑객 매출이 가장 많은 부문은 여성의류(39%)로 조사됐다. 이어 명품(24%) 남성의류(20%) 잡화(13%) 기타(4%) 순이다. 명품이나 화장품을 중점적으로 사는 일본인 쇼핑객과 달리 중국인들은 국내 브랜드를 선호하는 편이고 의류부터 전자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선호도를 보면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것보다 고가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올해 중국인 쇼핑객이 가장 많이 구매한 명품은 에르메스, 샤넬, 발렌티노 등 순이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중국 고소득층 쇼핑객들은 명품을 살 때 금액이 얼마가 됐든 선뜻 구매하는 큰손의 면모를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노동절 연휴 동안 중국의 신용카드인 ‘은련(銀聯)카드’로 물건을 사는 중국인에게 구매 금액대별로 백화점 상품권이나 화장품 세트를 증정한다.

중국인 쇼핑객의 또 다른 특징은 재방문율이 높다는 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쇼핑객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단골손님”이라며 “6년 동안 3개월에 한 번꼴로 방문해 3000만∼4000만원씩 쇼핑하는 중국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쇼핑객이 늘면서 백화점에 요구하는 서비스도 다양해졌다. 자국 주소로 국제배송을 해달라거나 묵고 있는 호텔로 택배를 요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중국인 쇼핑객의 연령대도 낮아지는 추세다. 지금까지는 40∼50대 쇼핑객 비중이 높았다면 최근 20∼30대 여성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