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국생산 63%↓… 세계 1위 흔들

입력 2011-04-26 22:09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세계 1위 자동차회사 도요타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업계 순위에도 변동이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일본 국내 생산은 5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요타의 3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12만9049대로 지난해 3월에 비해 62.7%나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도요타의 국내 및 해외 자동차 생산이 올 11∼12월에나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견에서 “국내 공장은 강진 이전 대비 50%, 해외 공장들은 40% 수준에서 조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도요타 자동차를 선택해주신 고객 분들께 차량 전달이 크게 늦어진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세계 1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도쿄 ‘어드밴스트 리서치 재팬(AR)’의 엔도 고지 전무는 도요타가 올해 생산량에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에 밀려 세계 3위로 추락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2008년 이후 세계 1위를 지켜온 도요타는 지난해에도 세계적으로 842만대를 생산, 판매해 GM(839만대)을 제쳤다. 하지만 AR 측은 현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도요타의 생산대수는 650만대 정도에 그쳐 각각 800만대와 700만대 수준을 생산할 예정인 GM과 폭스바겐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편 동일본 대지진 이후 주가가 30%나 뛴 현대자동차그룹이 도요타 등 일본 경쟁사들의 생산 차질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안상준 동양종금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인 2분기에 일본 사태 반사이익과 계절적 특성을 고려할 경우 현대차그룹이 도요타의 신차판매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