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해외 영토 넓힌다]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 폴린 댄 투자책임자
입력 2011-04-26 22:23
(15) 금융 허브 홍콩에 진출한 국내 자산운용사
“중화권서 18년간 쌓은 노하우 살려 중국 본토 중소형주 펀드 출시할 것”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의 폴린 댄(사진) 투자책임자(CIO)는 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서 18년 동안 펀드 운용을 해온 홍콩 자산운용업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설정 후 지난 2년간 수익률이 50%를 웃도는 ‘삼성 차이나2.0’ 펀드의 성과 비결을 묻자 그는 “현장을 중시한 리서치 활동 덕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홍콩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펀드 매니저는 모두 6명. 조만간 애널리스트를 포함해 5명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댄 CIO는 “이 정도 운용역이면 피델리티 등 홍콩의 웬만한 자산운용사 운용역 숫자에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의 펀드 매니저들은 현지 기업 방문이 잦다. 중국 본토 주요 산업지역을 찾아다니며 우량종목 발굴에 전력한다는 것. 댄 CIO는 “지난해 320차례 현지 기업 방문을 했다”며 “시황에 따른 시장 베팅을 하지 않고 중장기 성장 종목에 투자하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외에 서울 본사와 싱가포르 등 운용거점 간 유기적인 협력도 수익률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총 20여명의 해외운용 전문가들의 화상회의가 수시로 열린다.
삼성자산운용은 올 연말쯤 중국 정부에 외국인 투자적격자격(QFII)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번이 세 번째 신청이다. 댄 CIO는 “두 차례 QFII 자격을 취득한데다 펀드 운용 성과도 좋아 이번에도 무난하게 자격을 얻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 본토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 자산운용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에게 중국 경제 및 증시 전망을 물었다. 그는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3분기까지 시장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긴축 정책은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심리를 차단해 하반기에는 중국 증시에 훈풍이 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댄 CIO는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미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이에 따른 달러 약세를 꼽았다. 그는 “미국의 디플레이션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위안화 절상 압력으로 작용해 연내 2∼5%의 절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콩=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