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길 잃으면 민족에 시련"

입력 2011-04-26 17:44


[미션라이프] “목사는 누구인가. 장로는 누구인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과연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혹시 공적예배와 생활예배가 일치하지 않은 거짓 목사나 장로는 아닌지 진지하게 반성하고 가슴앓이를 해야 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3000여명의 목사·장로는 25~27일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 광명교회에서 열린 ‘전국 목사·장로기도회’에서 신앙의 이중성과 정체성 회복을 놓고 가슴을 치며 통회 자복했다.

매년 예장 합동의 목회자와 장로가 한 자리에 모여 나라와 민족, 교단과 교회를 위해 간구하는 ‘목사·장로기도회’는 ‘기도한국’과 함께 교단을 대표하는 대규모 기도회다. 기도회는 1960년대 군사정권의 탄압과 부조리에 기도로 맞서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으며, 올해로 48회를 맞게 됐다.

주 강사로 나선 오정현(사랑의교회) 송태근(강남교회)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 등은 신앙의 세속화를 탈피하고 개혁주의 신앙을 회복하자고 입을 모았다.

오 목사는 25일 저녁집회 설교에서 한국교회에 침투한 세속화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모세처럼 조국을 위해 기도하는 주의 종들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바벨론 포로생활을 하며 타락문화에 동화됐던 이스라엘 민족처럼 영적 권위를 잃게 된 데에는 세속화, 신앙의 이중성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면서 “매일 말씀을 읽고 기도하면서 거룩한 도전과 상처를 받지 못한다면 사탄과의 암묵적인 불가침 조약인 세속화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근현대사와 교회사에서 볼 수 있듯 신앙공동체가 잘못된 길로 나아가면 민족이 시련을 받는다”면서 “우리가 부르짖는 방향대로 민족의 방향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하나님 앞에 더욱 납작 엎드려 자비와 은총을 간구하자”고 말했다.

26일 강사로 나선 송 목사도 “목회자는 무엇보다 돈과 명예 등 개인적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최근 불거진 한국교회 문제를 오히려 영적 도약의 기회로 삼고 열매를 주시고 풍성케 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목회를 하자”고 도전했다.

소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는 주일학교 교육의 위기를 맞고 연령대별 역피라미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교회 중심적 믿음을 갖게 하고, 하나님을 부지런히 알게 하며, 온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게 하는 믿음 전수 교육, 정체성 교육, 인성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삼봉 총회장은 “에벤에셀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해 주의 이름으로 모이는 데 힘쓰는 교단, 하나님 중심으로 기도하고 회개하는 교단이 되자”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4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목사·장로기도회는 교단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2만 명의 목사와 장로가 참석할 예정이다. 예장 합동은 136개 노회에 1만1353개 교회가 가입돼 있으며, 1만8600여명의 목사와 2만150여명의 장로가 소속돼 있다.

의정부=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