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존폐 걸고 집단폭행 근절하라

입력 2011-04-26 17:35

지성의 전당인 상아탑 안에서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경기도 용인대 경호학과 06학번 학생들은 지난 7일 무도실습장에서 07∼11학번 학생 100여명을 모아놓고 몽둥이로 마구 때렸다. 후배들은 ‘뒷짐 지고 바닥에 머리 박기’와 같은 얼차려를 수십 차례 받았고, 발로 옆구리를 걷어차이는 등 3시간가량 폭언과 함께 구타를 당했다. 후배들 버릇을 고치겠다며 폭력을 휘둘렀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06학번→07학번→08학번’ 식으로 선배들이 1년 늦게 입학한 후배들을 때렸으며, 구타 과정에서 몽둥이가 부러지기도 했다. 여학생들도 예외 없이 얻어맞았다. 선배에게 맞으면서도 후배들이 연신 “고맙습니다”라며 큰 소리로 복창하는 동영상을 보면 조직폭력배를 연상시킨다. 이런 집단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까 심히 우려스럽다.

용인대는 3년 전에도 무도계열 학과 신입생이 선배들에게 구타당한 후 학교 체육관에서 체력훈련을 받다 숨진 사건이 발생한 곳이라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용인대는 신입생 사망사건 이후 단속과 교육을 했다고 하지만 고질적인 구타가 근절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 대학에는 재학생 6000여명 가운데 체육·무도계열 학과 학생들이 1500여명에 달해 기합, 얼차려, 폭행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용인대는 가해 학생들을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 처벌하고, 폭행사건을 예방하지 못한 대학 관계자들도 문책해야 한다. 후배를 상대로 한 선배들의 무자비한 폭행이 용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이 후배들을 구타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각 대학은 용인대 폭행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학생들이 피해·비위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고발창구 등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용인동부경찰서는 후배들을 집단 폭행한 혐의로 입건한 용인대생 6명을 포함해 가해자 전원을 엄벌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