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인문 집사 최근 국민일보 연재… 삶·신앙의 고백 ‘역경의 열매’ 남기고

입력 2011-04-26 17:56


25일 별세한 고 김인문 집사는 죽기까지 하나님을 사랑한 영원한 광대였다.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1일까지 본지 ‘역경의 열매’를 통해 자신의 신앙을 연재해 온 그는 “이렇게 몸이 아파 누워 있는 것도 모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길임을 믿는다”며 “이 길 위에 분명 하나님께서 이루고자 하는 선한 뜻이 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김 집사는 “배우는 무대에서 죽어야 한다”며 배우로서의 신념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이는 곧 하나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결실로 나타났다.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수술하기를 몇 차례. 게다가 방광암까지 겹쳐 그는 오랜 시간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 중에도 지난 1월 말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식사를 위한 콧줄을 달고 유작 ‘독 짓는 늙은이’의 마지막 장면을 찍었다. 그때 김 집사는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이 작품이 복음을 위해 사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1980년 고 최자실 목사를 만나 예수를 영접한 김 집사는 당시 신앙의 파트너였던 탤런트 출신 고 문오장 목사와 함께 연예인선교단을 조직, 선교활동에 앞장섰다. 그러나 바쁜 연예계 생활로 한때 신앙생활을 게을리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2005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큰 수술을 받았다.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앙의 힘으로 재활에 성공, 무대로 돌아왔다.

김 집사는 당시 인터뷰 때 어눌한 말투로 울면서 수차례 하나님을 찬양했다. “내가 산 것도, 내가 다시 CF를 찍은 것도 다 하나님께서 하신거야. 나는 이제부터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며 살 거야.” 그는 이 다짐을 잊지 않았다. 장애우 연기자들을 가르치며 꿈과 희망을 심어줬고, 끝까지 주님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애썼다.

25일 임종예배를 인도한 임동진(열린문교회) 목사는 “(김인문) 형님은 그 누구보다 따뜻한 성품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준 분”이라고 기억했다. 임 목사는 그동안 투병 중인 김 집사를 위해 매일 오후 전화를 걸어 함께 기도해 왔다. 임 목사는 “함께 연기하는 동안 서로 바빠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게 무척 후회스럽다”면서도 “형님은 지금쯤 천국에서 하나님을 주인공으로 한 좋은 영상을 만들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인 박영란 권사는 “투병 중에도 배우의 길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연기자의 열정을 불태운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