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신앙고백 남기고 소천
입력 2011-04-26 16:47
[미션라이프] 25일 별세한 고(故) 김인문 집사는 죽기까지 하나님을 사랑한 영원한 광대였다.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1일까지 본지 ‘역경의 열매’를 통해 자신의 신앙을 연재해온 그는 “이렇게 몸이 아파 누워 있는 것도 모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길임을 믿는다”며 “이 길 위에 분명 하나님께서 이루고자 하는 선한 뜻이 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김 집사는 “배우는 무대 위에서 죽어야 한다”며 배우로서의 신념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이는 곧 하나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결실로 나타났다.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수술하기를 몇 차례. 게다가 방광암까지 겹쳐 그는 오랜 시간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 중에도 지난 1월 말,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식사를 위한 콧줄을 달고 유작 ‘독 짓는 늙은이’의 마지막 장면을 찍었다. 그때 김 집사는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이 작품이 복음을 위해 사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1980년 고(故) 최자실 목사를 만나 예수를 영접한 김 집사는 당시 신앙의 파트너였던 탤런트 출신의 고(故) 문오장 목사와 함께 연예인선교단을 조직, 선교활동에 앞장섰다. 그러나 바쁜 연예계 생활로 한때 신앙생활을 게을리 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2005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큰 수술을 받았다.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앙의 힘으로 재활에 성공,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김 집사는 당시 인터뷰 때 어눌한 말투로 울면서 수차례 하나님을 찬양했다. “내가 산 것도, 내가 다시 CF를 찍은 것도 다 하나님께서 하신거야. 나는 이제부터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며 살 거야.” 그는 이 다짐을 잊지 않았다. 장애우 연기자들을 가르치며 꿈과 희망을 심어줬고, 끝까지 주님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애썼다.
25일 임종예배를 인도한 임동진(열린문교회) 목사는 “(인문이) 형님은 그 누구보다 따뜻한 성품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임 목사는 그동안 투병 중인 김 집사를 위해 매일 오후 전화를 걸어 함께 기도해왔다. 임 목사는 “함께 연기하는 동안 서로 바빠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게 무척 후회스럽다”면서도 “형님은 지금쯤 천국에서 하나님을 주인공으로 한 좋은 영상을 만들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인 박영란 권사는 “투병 중에도 배우의 길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최선으로 연기자의 열정을 불태운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