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예비부부들이 알아야 할 재테크 전략
입력 2011-04-26 21:36
‘계절의 여왕’ 5월이 성큼 다가왔다. 가정의 달인 동시에 본격적인 결혼시즌이다. 허니문의 단꿈에 젖을 신혼부부 혹은 예비부부들이 꿰야할 첫 단추는 뭘까. 물론 가족계획이 최우선이겠지만 재테크 전략도 중요하다. 혼자 살 때와는 달리 두 사람이 만나 윤택한 ‘가계경제’를 준비하는 것은 평생 행복한 생활을 담보할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소득과 씀씀이부터 솔직히 털어놔라=재테크 전문가들은 신혼 때부터 노후까지 어떤 소비와 지출이 일어날 지를 먼저 고려할 것을 조언한다. 쓸 곳을 알아야 소득을 감안한 미래대비 저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생애기간 중 주요 소비지출 항목들은 어떤 게 있을까. 최근 ‘실생활 맞춤식 저축·보험 길라잡이’를 펴낸 권인원 금융감독원 국장은 이를 5가지로 구분했다. 생활비, 내집 마련 자금,자녀 교육자금, 자녀 결혼자금, 의료비 등이다.
생활비는 은퇴 전과 은퇴 후로 나뉜다. 58세 은퇴 전 생활비의 경우 4인가족 기준으로 소득수준에 따라 4억4900만∼15억6000만원이 필요하다. 은퇴 후 생활비는 부부기준으로 2억9100만∼9억3600만원이다.
내집 마련은 결혼 후 평균 9년동안 2억6166만원을 모아야 가능하다. 결혼 당시 1억원의 전세자금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면 이 기간 동안 연간 1000만원 이상을 저축해야 한다. 자녀 학자금은 1명당 1억3500만원 꼴이다. 자녀 결혼자금은 신랑이 1억2850만원, 신부는 4395만원이 각각 들어간다. 의료비의 경우 80세까지 1인당 2761만원으로 연평균 35만원이 소요된다.
소비지출 수준을 가늠했다면 결혼 전 배우자의 소득과 지출이 어떤 수준이었는 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배우자의 씀씀이와 저축 성향을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나HSBC 생명의 윤호영 재무설계사는 “결혼은 사랑으로만 만나던 연애시절과 달리 함께 생활해야 가야 하는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특히 결혼 전 씀씀이와 채무상황 등을 솔직히 털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 맞는 금융상품을 골라라=다음으로는 장·단기 목표 설정에 들어간다. 하나HSBC 생명은 이를 위해 5가지 수칙과 그에 맞는 금융상품들을 소개했다.
우선 생활비 관리통장은 수시 입출금식보다는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유리하다. 일반 입출금 통장 이자율은 연 0.1%로 있으나 마나다. 반면 MMF나 CMA는 연 3%대인데다 입출금이 자유로워 일석이조다. 카드의 경우 이왕이면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한다. 소득공제 혜택을 높일 수 있는데다 과소비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내집 마련을 위해서는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 가입이 우선이다. 2009년 출시된 이 통장은 주택 종류별로 다른 청약 상품을 통합했다. 가입 후 2년이 지나면 1순위가 된다. 매월 2만원 이상 5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하면 된다. 연간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도 받는다. 소득요건에 따라 청약가능여부가 달라 부부가 1구좌씩 가입하면 유리하다. 2년동안 유지하면 금리가 연 4.5%로 일반 정기적금보다 높다.
육아와 자녀 교육에는 목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적금과 펀드가입도 고려해 볼만하다. 다만 펀드의 경우 원금손실이 있을 수 있으므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두 상품에 모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주가가 내려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대안상품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저축보험의 경우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도 받는다. 금리 공시이율이 5%대이고 연복리이기 때문에 적금보다 더 빨리 목돈을 만들 수 있다
100세 시대이므로 신혼부터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연금저축은 이제 기본으로 자리잡았고, 투자도 함께 할 수 있는 변액연금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변액연금은 펀드로 운영되고 장기 운용 시 수수료가 저렴하고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익률이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한 보장성 보험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보장성 보험은 질병과 상해사고를 종합적으로 보장받는 실비보험과 질병보험 등이 있다. 결혼 전 각자 가입해 둔 보험이 있다면, 배우자의 보장수준과 환급형태 등의 내용을 비교해 적절하게 보완하는 것도 필수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