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미션/[기독논단]-정보화사회의 정의

입력 2011-04-26 15:33


[미션라이프] 컴퓨터가 눈부시게 발전한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요즘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개인용 컴퓨터인 PC는 과거의 사양에 비하면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전문가의 말을 들으니 과거 영화에 나오던, 한 공간을 가득 채우던 컴퓨터들도 요즘의 PC에 비하면 고물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 만큼 컴퓨터들이 속도가 빨라지고, 무엇보다도 저장 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컴퓨터가 대용량화되어지고, 속도와 기술이 발전되고, 더 나아가서는 서로 연결되는 네트워킹이 되면서 이제는 정보가 집중화되고 있다. 어쩌면 한 컴퓨터 안에 전 국민의 정보를 다 넣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발전되다 보니 일부 소수에 의해 대중이 움직여 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 바로 이번 은행들의 정보유출과 전산망사태라고 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 사건에서는 180만 명의 정보 중 일부가 유출되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900만 명의 현대카드 사용자들의 정보도 안전하지는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농협의 전산망 문제도 간단하지는 않다. 축적된 자료가 사라져 어쩌면 카드사용내역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고, 한 동안 은행거래가 안 되서 급하게 돈을 사용해야했었던 고객들은 큰 낭패를 겪기도 했었다.

문제는 이렇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일들이 알고 보면 아주 작은 구멍을 통해 일어났다는 것이다. 현대캐피탈 사건은 알지도 못하는 해커에 의해 이루어졌다. 분명 해커는 이 회사에 침입한 것도 아니고 어느 제3의 장소에서 편안하게 이 정보를 도둑질 했을 것이다. 농협사건에서는 한 노트북에 해킹 프로그램이 심어져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 노트북에 연결되었을 한 USB 메모리를 통해서 ‘rm dd’라고 하는 삭제명령이 작동되어 이렇게 허무하게 큰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은 결국 정보가 한 곳에 집약되고 그 정보가 악용됨으로 인해 나타난 것이다.

정보는 분명 큰 힘이다. 우리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해 준다. 나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은 내 생일에 축하메일도 보내주고, 심지어 할인혜택도 준다. 나와 거래하는 회사에 전화를 하면 어느덧 내 이름을 대며 내 정보에 걸 맞는 안내를 친절하게 해 준다. 그런데 수백만, 수천만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그들은 이것이 큰 힘이다. 이것으로 그들은 각 개인들에 맞는 장사를 할 수도 있고, 은행의 거래내역도 모두 그들이 장악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정보는 이와 같이 권력이다.

문제는 이 권력에 도덕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신용을 맡겼다면 그것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해 주어야하는데 도덕적이지 않은 범죄자들에게 그 내용을 쉽게 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했겠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그렇게 쉽게 무너진 것은 결국 이 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정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어떤 물건도 아니고, 그것이 활용되기 전까지는 물적 가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사회가 발전할수록 정보는 점점 큰 권력이 되고 있다. 무소불위하신다는 하나님의 자리를 이들은 넘보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이러한 권력에 도덕이 없다면 사회적 토대마저도 무너뜨리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