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이철의 교수팀, 나노 크기 빈 축구공 모양 탄소 결합체 영구자석 되는 원리 처음으로 밝혀
입력 2011-04-25 19:37
나노 크기(10억분의 1m)의 빈 축구공 모양 탄소 결합체가 자석이 되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밝혀냈다. 풀러린(fullerene)이라 불리는 이 탄소 결합체로 영구 자석을 만들면 차세대 MRI(자기공명영상)용 조영제나 암 치료제 등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철의(사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탄소 원자 60개로 이뤄진 풀러린이 수소를 흡착하면 상온에서 어떻게 영구 자석으로 변하는지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풀러린에 붙은 수소가 풀러린 분자 표면에 갇힌 전자를 만들면, 이 전자들 사이 상호작용에 따라 새로운 에너지띠를 형성하고 이 에너지띠가 영구 자석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특히 풀러린에 흡착된 수소의 수가 홀수일 경우에만 영구 자석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난 10년간 학계의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였던 ‘풀러린으로 영구 자석을 만들 수 있는지’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풀러린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탄소나노튜브와 함께 3대 탄소 결합체로 전 세계 과학자들로부터 연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